마켓인사이트 1월27일 오후 2시50분

국민연금이 전 세계 사상 최대 바이아웃 인수합병(경영권 인수 M&A)이었던 사모펀드(PEF) KKR의 TXU 인수과정에서 100억원대의 손실을 보게 됐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07년 미국계 PEF 운용사인 KKR의 투자자(LP)로 TXU 인수에 16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171억~181억원)를 투자했으나 TXU가 파산위기에 몰림에 따라 투자금의 90% 이상을 손실처리(상각)할 예정이다. 투자 7년 만에 153억~172억원을 날리게 된 것이다.

문제가 된 TXU는 초대형 사모펀드인 KKR과 TPG, 그리고 골드만삭스가 컨소시엄을 이뤄 2007년 인수한 텍사스 최대 발전회사다. 인수가격이 450억달러에 달해 당시 사상 최대 바이아웃 M&A로 기록됐다. 국민연금은 KKR이 2006년 미국에 투자하기 위해 10년 만기 176억4200만달러 규모로 조성한 KKR2006펀드에 1억5000만달러(1600억~1700억원)를 출자했다. 블라인드펀드(인수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은 펀드)인 KKR2006은 TXU 인수에 18억2000만달러를 투자했고, 이 중 1600만달러가 국민연금 돈이었다.

하지만 전력가격을 결정하는 천연가스 가격이 MMBTU(천연가스 용량단위)당 약 11달러에서 4.03달러로 폭락하면서 TXU의 실적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손실이 누적되면서 KKR과 TPG는 이미 투자금액의 95%를 손실처리(상각)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TXU는 KKR2006펀드를 통해 투자한 여러 회사의 한 곳”이라며 “전체적인 펀드 수익률은 플러스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KKR2006펀드 투자를 통해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