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27일 오후 3시34분

웅진식품의 새 주인이 된 한앤컴퍼니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주당 인수가격을 절반 이상 낮추고 지배력도 강화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웅진식품 이사회는 지난 21일 주주배정 유상증자청약 이후 발생한 실권주 1463만5993주를 대주주인 한앤코에프앤비홀딩스에 재배정하기로 했다. 웅진식품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달 8000만주를 액면가인 주당 500원에 발행하는 400억원 규모의 증자를 결정했다. 한앤코에프앤비홀딩스는 한앤컴퍼니가 웅진식품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로 웅진식품 지분 57.74%(2520만여주)를 갖고 있다.

실권한 물량은 웅진식품 전체 지분의 18.29%에 해당한다. 한앤컴퍼니를 제외한 일반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절반(43.4%)에 가깝다. 웅진식품 주식은 한앤컴퍼니 외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특수관계인(4.33%)과 소액주주(37.8%)가 나눠 보유하고 있었다.

실권물량을 받으면서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웅진식품 지분은 69.57%(8603만여주)로 늘어나게 됐다. 웅진식품에 투입한 돈은 당초 1150억원에서 1454억원으로 늘게 됐지만, 주당 인수가는 4562원에서 1690원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제3자 배정이나 일반공모 증자는 기존 주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할인율을 각각 10%와 30% 이내로 제한하지만 주주배정은 제약을 받지 않는다.

웅진식품이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청약 후 남은 실권주를 이사회 임의로 양도하지 못하게 한 법 규정도 피해갔다. 지난해 9월 개정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실권주가 부당한 용도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정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실권주 발행을 금지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