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통화위기] 외국인 자금 하루 새 5245억 이탈…한국도 시험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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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불안…3大 체크 포인트
(1) 펀더멘털 좋지만…위기 확산 땐 충격
(2) 엔저 주춤…수출기업엔 '숨통' 기대
(3) 증시 약세 언제까지…1900선 공방 예고
(1) 펀더멘털 좋지만…위기 확산 땐 충격
(2) 엔저 주춤…수출기업엔 '숨통' 기대
(3) 증시 약세 언제까지…1900선 공방 예고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통화위기 여파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30.22포인트(1.56%) 하락한 1910.34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8월29일 이후 5개월 만의 최저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황급히 돈을 거두면서 하루 새 5245억원이나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갔다. 일본 도쿄증시(-2.58%)와 대만증시(-1.58%)도 동반 하락했다.
○이번엔 한국에서도 돈 빠질까
신흥국 위기론이 재점화하면서 한국 증시가 여전히 신흥국 내 ‘안전지대’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국 증시는 작년 6월20일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과 8월 인도·인도네시아 증시 폭락 위기에도 탄탄한 펀더멘털을 인정받으며 비교적 잘 극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위기를 전후해선 외국인 동향이 심상찮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지난 20일 이후 6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848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22일 158억원 소폭 순매수한 것을 제외하면 연일 순매도 규모가 커졌다.
관건은 아르헨티나 통화위기가 신흥국 전반으로 ‘전염’돼 대대적인 신흥국 자금 유출(엑소더스)이 발생할지 여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선진국 경기가 회복국면이고 과거 신흥국이 여러 차례 위기를 겪으면서 내성이 생긴 점을 고려하면 위기 전염성은 약해졌을 것”이라며 “한국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스피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저가 매력이 부각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거들었다.
반면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위기를 가볍게 볼 수 없고 ‘이머징’이라는 단어 의미가 ‘쇠퇴시장’으로 바뀔 것”이라며 “한국 증시도 덩달아 성장동력을 잃고 오랫동안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안승원 UBS증권 주식영업담당 전무는 “한국이 다른 신흥국과 사정이 다르다곤 하지만 신흥국에서 돈이 유출되면 같이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엔저 주춤 수출 기업에 ‘득’ 될까
신흥국 위기 우려가 퍼지는 가운데 연초 환율 동향은 증시의 숨통을 틔울 요소로 평가된다. 엔저 기조가 주춤하면서 상대적으로 일본 증시가 낙폭이 더 큰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원·달러 환율이 다시 1100원대를 회복해 수출 경쟁력을 되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지표가 부진하면서 달러 외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 유로, 파운드 등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엔화 강세 국면은 아르헨티나 위기국면 진정 전까진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연초 대비 원화환율이 3%가량 약세로 전환했다”며 “이제 오히려 일본이 부담을 느낄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세계경제 상황에서 원화 약세는 한국엔 호재에 가깝다”며 “미국·유럽뿐 아니라 작년에 부진했던 일본·중동으로의 수출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1900 방어선 될까
전문가들은 설 연휴 때까지는 증시가 약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지수 1860~1900선에서 ‘방어선’을 구축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 1900선에서 공방을 벌일 것이고 마지노선은 지수 1860선으로 본다”며 “한동안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중 기준으로 1880선, 종가 기준 1900선을 저점으로 본다”며 “2월 말~3월 초께 연간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단기 급락 가능성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이 안정되면 수출 개선 가능성이 큰 만큼 코스피지수가 1900을 밑돌더라도 크게 더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안승원 전무는 “일단 1900선이 깨진다면 외국인 매도세에 따라 일시적으로 낙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동욱/강지연/윤희은 기자 kimdw@hankyung.com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30.22포인트(1.56%) 하락한 1910.34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8월29일 이후 5개월 만의 최저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황급히 돈을 거두면서 하루 새 5245억원이나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갔다. 일본 도쿄증시(-2.58%)와 대만증시(-1.58%)도 동반 하락했다.
○이번엔 한국에서도 돈 빠질까
신흥국 위기론이 재점화하면서 한국 증시가 여전히 신흥국 내 ‘안전지대’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국 증시는 작년 6월20일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과 8월 인도·인도네시아 증시 폭락 위기에도 탄탄한 펀더멘털을 인정받으며 비교적 잘 극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위기를 전후해선 외국인 동향이 심상찮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지난 20일 이후 6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848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22일 158억원 소폭 순매수한 것을 제외하면 연일 순매도 규모가 커졌다.
관건은 아르헨티나 통화위기가 신흥국 전반으로 ‘전염’돼 대대적인 신흥국 자금 유출(엑소더스)이 발생할지 여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선진국 경기가 회복국면이고 과거 신흥국이 여러 차례 위기를 겪으면서 내성이 생긴 점을 고려하면 위기 전염성은 약해졌을 것”이라며 “한국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스피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저가 매력이 부각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거들었다.
반면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위기를 가볍게 볼 수 없고 ‘이머징’이라는 단어 의미가 ‘쇠퇴시장’으로 바뀔 것”이라며 “한국 증시도 덩달아 성장동력을 잃고 오랫동안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안승원 UBS증권 주식영업담당 전무는 “한국이 다른 신흥국과 사정이 다르다곤 하지만 신흥국에서 돈이 유출되면 같이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엔저 주춤 수출 기업에 ‘득’ 될까
신흥국 위기 우려가 퍼지는 가운데 연초 환율 동향은 증시의 숨통을 틔울 요소로 평가된다. 엔저 기조가 주춤하면서 상대적으로 일본 증시가 낙폭이 더 큰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원·달러 환율이 다시 1100원대를 회복해 수출 경쟁력을 되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지표가 부진하면서 달러 외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 유로, 파운드 등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엔화 강세 국면은 아르헨티나 위기국면 진정 전까진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연초 대비 원화환율이 3%가량 약세로 전환했다”며 “이제 오히려 일본이 부담을 느낄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세계경제 상황에서 원화 약세는 한국엔 호재에 가깝다”며 “미국·유럽뿐 아니라 작년에 부진했던 일본·중동으로의 수출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1900 방어선 될까
전문가들은 설 연휴 때까지는 증시가 약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지수 1860~1900선에서 ‘방어선’을 구축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 1900선에서 공방을 벌일 것이고 마지노선은 지수 1860선으로 본다”며 “한동안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중 기준으로 1880선, 종가 기준 1900선을 저점으로 본다”며 “2월 말~3월 초께 연간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단기 급락 가능성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이 안정되면 수출 개선 가능성이 큰 만큼 코스피지수가 1900을 밑돌더라도 크게 더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안승원 전무는 “일단 1900선이 깨진다면 외국인 매도세에 따라 일시적으로 낙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동욱/강지연/윤희은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