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경제신문에서 열린 ‘우리금융그룹 잡콘서트’에 온 금융권 취업준비생(취준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다. 상당수 취준생은 은행·증권사 입사를 위해 자격증이 필요한 것으로 답했다.
그럼 취준생이 생각하는 만큼 금융자격증이 취업에 효과가 있을까. 한세일 신한은행 인사부 과장은 “자격증은 더 이상 차별화 스펙이 아니다”며 “신입 행원의 절반은 자격증이 하나도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노학진 기업은행 인사팀 차장도 “입사 후 자격증이 필요하면 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자격증을 따기 위해 목맬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국민은행은 입사지원서에 아예 자격증란을 없애기도 했다.
금융자격증이 인사담당자들의 말처럼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몇몇 금융사는 서류전형에서 자격증 소지자에게 가산점을 주고 있다. 김석우 외환은행 인사부 차장은 “외환관리사, 국제무역사 자격증이 있다면 입사를 위해 준비했다고 여겨 가점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사담당자들이 꼭 검토하는 자격증도 있다. 조재한 하나금융지주 인재개발팀 차장은 “취득하기 쉽지 않은 CFA(국제재무분석사), CFP(국제공인 재무설계사), AFPK(개인재무설계사) 자격증은 채용 때 눈여겨본다”고 귀띔했다.
박준형 우리투자증권 차장은 “금융 3종 세트(증권투자상담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 펀드투자상담사)는 증권사 지원자에게는 운전면허증과 같은 자격증”이라고 말했다. 박 차장은 “IB·트레이딩 지원자는 CFA, PB는 CFP, 리스크는 FRM(국제재무위험관리사)을 우대한다”고 덧붙였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