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테크센터 내 민항기 전용 격납고에서 직원들이 비행기 엔진을 점검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테크센터 내 민항기 전용 격납고에서 직원들이 비행기 엔진을 점검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부산시 대저동 김해공항 인근의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테크센터. 1976년 71만㎡ 부지에 건설된 이곳은 국내 최대 민항기 및 군용기 정비기지이자, 대한항공이 신성장 사업으로 육성 중인 항공기 부품 생산 및 무인기 개발의 중심지다. 대한항공 테크센터에선 4000여명의 직원들이 각 분야별로 12~24시간씩 교대근무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7일 테크센터를 찾았을 때도 대한항공이 2010년부터 에어버스에 납품 중인 A320 시리즈 여객기용 날개 부품 ‘샤클렛’ 생산라인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대한항공이 개발 중인 수직 이·착륙 무인항공기 ‘틸트로터’.
대한항공이 개발 중인 수직 이·착륙 무인항공기 ‘틸트로터’.
알파벳 ‘L’자 모양으로 생긴 부품인 샤클렛은 연료 절감을 위해 비행기 양 날개 끝에 장착된다. 대한항공은 현재 에어버스의 RSP(위험 분담 파트너)로서 샤클렛을 100% 독점 공급한다.

샤클렛 팀을 이끄는 이건영 항공우주사업본부 사업관리2팀장은 “샤클렛은 공기 저항과 날개 주변 소용돌이를 크게 줄여 연료 소모를 종전보다 약 4% 감축시켰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보잉에도 탄소섬유강화 소재를 사용한 6개 주요 부품을 RSP 자격으로 공급한다. RSP는 항공기 제조사들이 생산원가 절감과 위험 분산을 위해 부품 공급사와 체결하는 파트너십으로, 참여 지분만큼 수익과 공급물량을 할당받는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매출은 △민항기 부품 55% △군용기 정비를 비롯한 방위산업 25% △ 무인기 개발 10% △항공기 정비 사업 10%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무인기는 향후 신성장 산업으로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챙길 정도로 관심이 큰 분야다.

대한항공은 2011년부터 수직 이·착륙 무인기 ‘틸트로터’를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향후 틸트로터를 차세대 무인기 모델로 육성해 무인기 제작 대표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테크센터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분할 또는 매각설까지 나돌 정도로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하지만 이재춘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사업계획팀장은 “테크센터는 올해부터 대한항공의 ‘실적 효자’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올해 매출은 대한항공 전체 매출의 8%선인 8700억원에 이르고 내년엔 1조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