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대항마' 누구?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탈환’을 노리는 새누리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소속의 박원순 현 시장을 압도할 마땅한 대항마가 아직 ‘안갯속’이기 때문이다.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등록이 내달 4일부터 시작되지만 여권 유력 후보로 떠오른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정몽준 의원은 출마 여부에 대해 똑 부러지게 답하지 않고 ‘선문답’ 같은 모호한 발언만 반복할 뿐이다.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최고위원은 3월 조기 후보 경선을 주장하며 세몰이에 나섰다.

우선 김 전 총리는 지난 20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후보) 경선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출마 의사를 내비쳤지만 바로 이튿날 “출마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 아니라 추대를 바란다는 (언론) 오보가 계속 나와 바로잡아 달라는 취지의 얘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신의 출마설을 일단 부인했지만 “(새누리당의 공식) 제안이 온다면 그때 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해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김 전 총리의 아리송한 발언에도 새누리당은 ‘김황식 카드’에 기대를 걸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김 전 총리는 선거를 승리로 이끌 경쟁력을 갖춘 만큼 곧 공식 제안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서울시장 불출마 입장을 밝혔던 7선의 정 의원은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있다”고 말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당내에서는 정 의원이 출마 여부를 다시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 의원은 내달 초 귀국한 뒤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