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부회장 아내 홍미경씨
2013년 10월부터 25일 전후 AK홀딩스 꼬박꼬박 매수
단순 투자·내조경영 분석 속 계열사 경영참여 사전포석도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78)의 맏며느리 홍미경 몽인아트센터 관장(52)이 작년 10월부터 매달 25일을 전후해 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 주식을 140~570주씩 꼬박꼬박 사들이고 있다. 실질적으로 애경그룹을 이끌고 있는 남편 채형석 총괄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내조 차원의 매수’라는 분석이 많다. 작년 3월 백화점 AK플라자를 운영하는 AK에스앤디가 사업 목적에 ‘예술품 및 골동품 소매업’을 추가한 것을 감안하면 “예술에 일가견이 있는 홍 관장이 경영에 참여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홍 관장은 작년 10월25일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 주식 160주를 주당 3만9500원에 처음으로 매수하며 ‘최대주주와 특별관계자’에 포함됐다. 이후 11월25일(140주), 12월24일(150주), 이달 27일(570주)에도 꼬박꼬박 지분을 늘렸다. 매수 금액은 총 4047만원이다. 홍 관장이 보유한 AK홀딩스 주식은 1020주(0.01%)다.
애경그룹은 홍 관장의 AK홀딩스 주식 매수에 대해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장 회장의 맏며느리이자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채 부회장의 부인으로서 ‘내조’ 차원에서 주식을 매수했다는 게 그룹 측의 얘기이다.
시장 일각에선 홍 관장이 그룹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AK플라자를 운영하는 AK에스앤디는 작년 3월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예술품 및 골동품 소매업’을 추가했다.
홍 관장은 1982년 성균관대 미대 재학 시절, 같은 학교 경영학과에 다니던 채 부회장과 만나 결혼한 뒤 미국 보스턴대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했다. 2006년부터는 장 회장의 남편 고(故) 채몽인 애경그룹 창업주의 이름을 딴 몽인아트센터의 관장을 맡고 있다.
홍 관장의 주식 매수기간 AK홀딩스 주가는 4만5600원(2013년 11월25일)에서 지난 27일 3만8100원까지 떨어진 뒤 반등하고 있다.
AK홀딩스가 지분 69.61%(작년 9월 말 기준)를 들고 있는 LLC(저비용 항공사) 제주항공이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어서다. 애경그룹이 세계적인 호텔체인 업체 ‘노보텔 엠베서더’와 합작해 애경수원역사에 건립 중인 ‘노보텔 엠베서더수원’이 올해 하반기 개점 예정인 점도 부각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제주항공-노보텔 엠베서더수원호텔-AK플라자’로 이어지는 애경그룹의 관광·유통 사업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387억원)엔 못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는 백화점사업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AK켐텍의 중국 도료사업도 선전하고 있어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