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새 장을 연 정규재TV] "한국엔 정규재TV와 기타 방송이 있다"…날카로운 비평에 시청자들 반응 '폭발'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은 찬바람이 세차게 불던 2012년 2월 서울 남대문시장을 향했다. 위선과 거짓이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무차별 유포되는 현실을 두고 볼 수 없었던 그는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 두 대를 샀다. 개인의 가치와 시장의 자유, 올바른 경제지식을 전달하겠다며 시작한 인터넷 팟캐스트 ‘정규재TV’는 처음에는 다소 초라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정치·경제·사회를 꿰뚫는 날카로운 비평과 명쾌한 해설, 경제학 고전부터 최신 이론까지 아우르는 풍부한 설명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정규재TV는 2년도 채 안돼 누적 조회 건수 1000만건을 돌파하며 국내외 시사·교양 방송 프로그램 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시청자들은 “한국의 방송엔 정규재TV와 기타 방송 등 두 가지가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폭발적 조회 건수 증가

[뉴미디어 새 장을 연 정규재TV] "한국엔 정규재TV와 기타 방송이 있다"…날카로운 비평에 시청자들 반응 '폭발'
정규재TV는 방송을 내보낸 지 2개월 동안 5만건의 조회 건수를 기록했으나 한 달도 안돼 11만건을 돌파했다. 지난 2일 현재 1007만건을 넘어섰다. 유튜브 사이트(youtube.com/thejkjtv)를 통한 정기 구독자는 2만392명이며 페이스북(facebook.com/jkjtv)을 통해 연결되는 독자도 1만여명으로 추정된다.

월간 접속자 수도 방송 시작 직후인 2012년 3월 3만5001명에서 지난달 100만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특정 사안이 빠르게 유포되는 인터넷의 속성을 감안하더라도 정규재TV에 대한 폭발적 관심은 매우 이례적이다.

○명쾌한 해설과 촌철의 논평

[뉴미디어 새 장을 연 정규재TV] "한국엔 정규재TV와 기타 방송이 있다"…날카로운 비평에 시청자들 반응 '폭발'
정규재TV에 이처럼 열광하는 것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지식에 목말라했던 시청자들의 욕구를 짧은 동영상으로 채워주고 있어서다. 정규재TV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분석하고 설명하며 잘못된 부분은 정면으로 비판한다.

최근 아르헨티나가 2001년에 이어 또다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닥치자 정규재TV는 ‘돈 크라이 포 아르헨티나’ 편 동영상을 올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실장은 “국민의 경제적 자유를 훼손하고, 시장경제에 역행하고, 당장의 정치적 인기를 얻으려는 포퓰리즘의 원조인 페론주의의 망령이 이 나라를 망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철도 민영화 논란과 관련해 정 실장은 ‘민영화가 어떻다고?’ 편을 통해 민영화가 마치 극악한 선택인 것처럼 프레임화돼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정 실장은 “각자는 자신의 사익을 위해 뛰지만 그 결과로 공익이 증진되는 것, 그것이 바로 시장경제”라며 “갑을 관계를 거래 관계로 바꾸고 대등한 관계로 바꾸고자 한다면 민영화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팟캐스트 정규재TV가 출범 2년도 안돼 누적 시청자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한국경제신문 로비에서 열린 토크파티 모습. 한경DB
팟캐스트 정규재TV가 출범 2년도 안돼 누적 시청자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한국경제신문 로비에서 열린 토크파티 모습. 한경DB

○세대와 지역을 넘어선 호응

정규재TV에 호응하는 시청자들은 특정 연령이나 지역에 얽매이지 않는다.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본다거나 아내에게 시청을 권유하는 남편 등의 사연이 숱하게 올라와 있다. “과거에 실패한 방식에 돌직구를 날리는 방송”(이주석·고교생), “자유주의적 이성으로 세상을 보게 해주는 최고의 교육”(김성우·대학생) 등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에서 43년을 거주한 교포인데 매일 보고 있다”(병지·미국) “정규재TV에서 재출간한 책을 보내 달라”(이도경·호주) 등 해외에서도 감사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정규재TV가 정통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성공하면서 ‘국민TV’ ‘바른사회TV’ ‘OTV’ ‘이런TV’ 등 비슷한 성격의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문화계에서는 음성검색시대가 오면 다양한 분야를 다룬 정규재TV는 그 자체로 거대한 도서관 기능을 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정 실장은 “미국 보수주의자들을 뭉치게 한 폭스TV와 헤리티지재단처럼 정규재TV가 자유시장경제 지식 센터로 역할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