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타⑮] 내공 두둑한 유저스토리랩, 책·반려동물·인연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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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진 기자 ]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다. 거리를 걷다가 또는 잠깐 들린 까페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지만 말을 걸 용기가 없을 때. 발걸음을 멈추고 말을 걸 수 있는 운명적인 무언가가 없을까.
인연을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 '옷깃'은 오랜 내공이 돋보이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유저스토리랩이 가장 최근에 오픈한 서비스다. '옷깃'을 남기면 주변에 스쳐가는 사람을 추천해 주는 형태로, 수십 개의 소셜데이팅 서비스 앱 중 차별화로 승부한다. 단기간 6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끌어모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유저스토리랩은 '옷깃'의 활약으로 대표 서비스 3개를 보유하게 됐다. 스타트업의 짧은 생명주기를 감안하면 독보적인 위치다. 지난 6년간 유저스토리랩을 이끌어온 정윤호 대표(사진·36)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며 비결을 살짝 공개했다.
◆ "취향을 모으고 패턴을 찾아 관계를 만든다"
유저스토리랩은 정 대표가 2008년 9월 창업한 회사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네이버를 거치며 인터넷 서비스 전략·기획자로 경력을 쌓았다. 2008년 구글이 인수해 화제가 된 태터앤컴퍼니(TNC)에서는 블로그 서비스를 기획하고, 블로그를 통한 미디어 사업 기획 및 운영을 담당했다. 그 사이 정 대표가 주목한 것은 '좋은 컨텐츠' 였다.
그는 사람들의 취향을 모아 패턴을 찾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책, 반려동물, 사람까지도 그의 관심 범위 내에 있다. 그래서 같은 관심을 공유하는 사람끼리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책을 주제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저스토리북', 반려 동물을 위한 '펫러브즈미', 호감을 표시한 사람을 인연으로 만들어주는 '옷깃'은 성격은 다르지만, 하나의 연결고리로 묶인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서비스는 '유저스토리북'입니다. 2009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후, 이용자들 서재에 100만권이나 차곡 차곡 쌓여있습니다. 웹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2만5000명으로 충성도가 매우 높습니다. 유명 출판사들과 공동 마케팅을 펼칠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에요"
유저스토리북은 최근 업데이트에서 서재에 등록된 100만권의 책 데이터를 기반으로 '책 추천' 서비스를 추가했다. 이용자가 서재에 담아둔 책 정보를 바탕으로 같은 책을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한 책을 찾아 준다. 이 역시 정 대표가 개인적으로 이용하고 싶었던 기능 중 하나다.
◆ 국내 최초 반려동물 SNS '펫러브즈미' 정 대표는 코숏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름은 보영이와 장고다. 그래서 2011년 5월 국내 최초 반려동물 전용 SNS로 내놓은 '펫러브즈미'에는 반려동물 주인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총망라돼 있다.
올해 초에는 '소리나는 카메라' 기능을 iOS에서 먼저 업데이트 했다. 딸그락 거리는 소리, 휘파람, 발자국 소리, 개휘슬 소리 등 반려동물이 호기심을 가지만한 소리를 내고, 반려 동물이 카메라를 쳐다볼 때 사진을 찍는 컨셉이다. 반려동물과 사진 한 컷을 찍기 위해 애를 먹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길 만한 기능이다.
정 대표는 '펫러브즈미'에서 동물병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동물병원협회와도 협의 중이다. 반려 동물을 돌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형성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유틸리티 서비스를 꾸준히 추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펫러브즈미'는 해외시장 진출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지난 2012년 7월 일본에서 서비스를작했으며, 향후 영어·일본어 지원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감정은 통하기 마련입니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반려 동물과 함께하는 인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요. 관련 시장의 규모도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고요. '펫러브즈미'는 그동안 커뮤니티 기반의 서비스로 유지해왔다면, 앞으로 파트너십 제휴로 비지니스 모델을 찾을 계획입니다"
◆ '헨델과 그레텔' 빵 조각 같은 '옷깃'
유저스토리랩은 무엇보다 최근 출시한 '옷깃'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옷깃'은 코스닥 상장사 와이디온라인이 지분 투자(7.5%)를 단행한 후 내놓은 서비스다. 지난해 5월 출시한 지 하루만에 앱스토어 소셜네트워크 분야에서 1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확보한 이용자 수는 60만명이다.
옷깃은 게임 요소를 더한 재미가 있다. 옷깃은 이용자가 있는 지금, 이 근처에 있는 사람 중 3명을 추천한다. 누군가가 마음에 든다면 '하트'를 주는 것으로 표시한다. 서로 옷깃이 추천하는 3명 안에 들고, 서로 하트를 보내야만 대화창이 열려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하트를 받고 싶으면 프로필 등에 실마리를 남기면 된다. 매일 오전 11시 30분, 돌발 질문에 같은 대답을 한 사람끼리 선착순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코너는 80~90%의 참여율을 자랑한다. 이달 중순에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책을 떨어뜨리면서 인연이 시작되죠. 그러나 현실에서는 발걸음을 멈추고 말을 걸 수 있는 운명적인 요소가 필요합니다. 옷깃은 스쳐가는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정 대표는 각 스타트업을 이끄는 대표마다 특색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본인은 스스로 좋아하는 서비스를 만들 때 독특한 색깔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매우 섬세하다.
정 대표는 "사람들이 각자의 삶의 영역에서 기록들을 남기면, 그와 관련된 정보를 추천하고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지금까지 각 분야에서 커뮤니티를 확장해 왔다면 앞으로는 타 회사들과 협업을 통해 마케팅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귀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인연을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 '옷깃'은 오랜 내공이 돋보이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유저스토리랩이 가장 최근에 오픈한 서비스다. '옷깃'을 남기면 주변에 스쳐가는 사람을 추천해 주는 형태로, 수십 개의 소셜데이팅 서비스 앱 중 차별화로 승부한다. 단기간 6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끌어모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유저스토리랩은 '옷깃'의 활약으로 대표 서비스 3개를 보유하게 됐다. 스타트업의 짧은 생명주기를 감안하면 독보적인 위치다. 지난 6년간 유저스토리랩을 이끌어온 정윤호 대표(사진·36)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며 비결을 살짝 공개했다.
◆ "취향을 모으고 패턴을 찾아 관계를 만든다"
유저스토리랩은 정 대표가 2008년 9월 창업한 회사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네이버를 거치며 인터넷 서비스 전략·기획자로 경력을 쌓았다. 2008년 구글이 인수해 화제가 된 태터앤컴퍼니(TNC)에서는 블로그 서비스를 기획하고, 블로그를 통한 미디어 사업 기획 및 운영을 담당했다. 그 사이 정 대표가 주목한 것은 '좋은 컨텐츠' 였다.
그는 사람들의 취향을 모아 패턴을 찾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책, 반려동물, 사람까지도 그의 관심 범위 내에 있다. 그래서 같은 관심을 공유하는 사람끼리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책을 주제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저스토리북', 반려 동물을 위한 '펫러브즈미', 호감을 표시한 사람을 인연으로 만들어주는 '옷깃'은 성격은 다르지만, 하나의 연결고리로 묶인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서비스는 '유저스토리북'입니다. 2009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후, 이용자들 서재에 100만권이나 차곡 차곡 쌓여있습니다. 웹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2만5000명으로 충성도가 매우 높습니다. 유명 출판사들과 공동 마케팅을 펼칠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에요"
유저스토리북은 최근 업데이트에서 서재에 등록된 100만권의 책 데이터를 기반으로 '책 추천' 서비스를 추가했다. 이용자가 서재에 담아둔 책 정보를 바탕으로 같은 책을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한 책을 찾아 준다. 이 역시 정 대표가 개인적으로 이용하고 싶었던 기능 중 하나다.
◆ 국내 최초 반려동물 SNS '펫러브즈미' 정 대표는 코숏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름은 보영이와 장고다. 그래서 2011년 5월 국내 최초 반려동물 전용 SNS로 내놓은 '펫러브즈미'에는 반려동물 주인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총망라돼 있다.
올해 초에는 '소리나는 카메라' 기능을 iOS에서 먼저 업데이트 했다. 딸그락 거리는 소리, 휘파람, 발자국 소리, 개휘슬 소리 등 반려동물이 호기심을 가지만한 소리를 내고, 반려 동물이 카메라를 쳐다볼 때 사진을 찍는 컨셉이다. 반려동물과 사진 한 컷을 찍기 위해 애를 먹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길 만한 기능이다.
정 대표는 '펫러브즈미'에서 동물병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동물병원협회와도 협의 중이다. 반려 동물을 돌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형성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유틸리티 서비스를 꾸준히 추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펫러브즈미'는 해외시장 진출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지난 2012년 7월 일본에서 서비스를작했으며, 향후 영어·일본어 지원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감정은 통하기 마련입니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반려 동물과 함께하는 인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요. 관련 시장의 규모도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고요. '펫러브즈미'는 그동안 커뮤니티 기반의 서비스로 유지해왔다면, 앞으로 파트너십 제휴로 비지니스 모델을 찾을 계획입니다"
◆ '헨델과 그레텔' 빵 조각 같은 '옷깃'
유저스토리랩은 무엇보다 최근 출시한 '옷깃'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옷깃'은 코스닥 상장사 와이디온라인이 지분 투자(7.5%)를 단행한 후 내놓은 서비스다. 지난해 5월 출시한 지 하루만에 앱스토어 소셜네트워크 분야에서 1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확보한 이용자 수는 60만명이다.
옷깃은 게임 요소를 더한 재미가 있다. 옷깃은 이용자가 있는 지금, 이 근처에 있는 사람 중 3명을 추천한다. 누군가가 마음에 든다면 '하트'를 주는 것으로 표시한다. 서로 옷깃이 추천하는 3명 안에 들고, 서로 하트를 보내야만 대화창이 열려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하트를 받고 싶으면 프로필 등에 실마리를 남기면 된다. 매일 오전 11시 30분, 돌발 질문에 같은 대답을 한 사람끼리 선착순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코너는 80~90%의 참여율을 자랑한다. 이달 중순에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책을 떨어뜨리면서 인연이 시작되죠. 그러나 현실에서는 발걸음을 멈추고 말을 걸 수 있는 운명적인 요소가 필요합니다. 옷깃은 스쳐가는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정 대표는 각 스타트업을 이끄는 대표마다 특색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본인은 스스로 좋아하는 서비스를 만들 때 독특한 색깔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매우 섬세하다.
정 대표는 "사람들이 각자의 삶의 영역에서 기록들을 남기면, 그와 관련된 정보를 추천하고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지금까지 각 분야에서 커뮤니티를 확장해 왔다면 앞으로는 타 회사들과 협업을 통해 마케팅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귀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