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나이로비의 회원제 클럽인 ‘캐피털 클럽’ 내부 /남윤선 기자
케냐 나이로비의 회원제 클럽인 ‘캐피털 클럽’ 내부 /남윤선 기자
웨스트랜드는 케냐 나이로비에서 ‘부촌’으로 꼽힌다. 미국 대사관 등 주요 외국공관도 이곳에 몰려 있다. 그런데도 도로는 대부분 비포장이다. 이곳에 자리잡은 회원제 클럽이라는 ‘캐피털 클럽’을 찾아가는 동안 기자는 차 천장에 머리를 몇 번이나 부딪쳐야 했다.

클럽에 들어서자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앤드루 크리스톤 대표는 먼저 피트니스센터로 안내했다. 예술 장식이 새겨진 두께 20여㎝의 나무문을 열면서 그는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동기구는 미국 ‘라이프피트니스’ 브랜드였고, 러닝머신 앞에는 삼성 LED TV가 달려 있었다.

회원권이 케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8배 수준인 8000달러에 달하지만, 지난해 말 정식 개장 전에 동났다. 게다가 돈이 있다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기존 회원들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해 추천해줘야 가능하다. 그는 “밥 콜리모어 사파리콤 최고경영자(CEO) 등 케냐의 거물급 기업인은 거의 가입했다”고 귀띔했다.

이날 클럽에선 잉글리시포인트란 회사가 케냐 몸바사 항에 부티크 호텔과 요트 마리나를 짓기 시작한 걸 기념해 파티가 열렸다. 이 회사도 역시 회원제로 회원권을 팔고 있다. “1인당 연 소득 1000달러짜리 나라에서 요트가 팔리느냐”는 질문에 회사 대표인 알누어 칸지는 이렇게 답했다. “사실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왜 이제야 짓느냐’란 겁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