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이율 높은 저축성보험으로 노후자금 준비…중위험·중수익 원한다면 변액보험에 투자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신흥국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투자자들은 혼란스러워진다. 당장은 시중은행 예금에 눈이 간다. 금리는 낮지만 안전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모든 금융자산을 예금에 묶어 두기에는 뭔가 아쉽다. 세금까지 떼고 나면 물가상승률조차 따라잡기 어려워서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 보험을 잘 활용하면 안정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둘 다 챙길 수 있다고 조언한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후 준비를 위한 목돈 마련과 함께 의료비 부담까지 안게 된 상황이라 다양한 목적의 보험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장기 자산에 투자해 불안감 없애야”

저축성보험은 대표적인 장기 투자 자산이다. 보험은 기본적으로 가입자들이 맞닥뜨릴 수 있는 다양한 위험에서 보호해주는 게 목적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절대적인 시중금리가 낮아진 데다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투자자산으로서 가치도 있다.

저축성보험은 은행 예금이나 우량 채권에 비해 높은 공시이율을 적용받고 있다. 또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명열 한화생명 FA추진팀 투자자문위원은 “노후 자금이나 자녀 대학자금 등 장기 목적의 자금은 예금의 만기를 연장하는 식으로 관리하기보다 처음부터 장기 저축보험으로 운용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은 보험사의 운용자산 이익률과 객관적인 외부 지표금리(국고채 수익률, 회사채 수익률 등)를 반영한다. 보험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연 3.8~4% 안팎으로 은행 예금이나 우량 채권 수익률을 웃돌고 있다. 실세 금리를 반영하기 때문에 시중금리가 오르면 공시이율도 상승한다. 하지만 시중금리가 아무리 떨어져도 최저보증이율이 적용된다는 장점이 있다. 금리 상승과 하락을 동시에 대비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부분 대형 보험사의 저축성보험은 경제적인 여유가 있을 때 추가 납입이 가능하고 중도에 목돈이 필요하면 인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가정 형편에 맞춰 자산 운용을 좀 더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공시이율 높은 저축성보험으로 노후자금 준비…중위험·중수익 원한다면 변액보험에 투자를
○두 마리 토끼 잡으려면 ‘변액 보험’

저위험에는 저수익, 고위험에는 고수익이 따르는 건 자산 관리의 기본 원리다. 기대 수익이 높으면 그만큼 위험이 크고, 반대로 위험이 낮으면 기대 수익도 낮을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은 점점 이런 극단에 위치한 상품이 아닌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변액보험은 이런 목적에 적합한 상품이다. 전형적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기 때문이다. 주가가 상승할 때는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 하락 시는 채권 비중을 늘리는 식이다. 장기 투자 상품인 변액보험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10년 이상 유지하면 보험차익에 대해 한도 없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 위원은 “경기 회복 시기에 맞춰 금리가 오르고 주가 상승도 기대된다면 변액보험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며 “변액보험은 투자형 상품으로 7~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면 일반 펀드 상품에 비해 비용 측면에서도 소비자에게 유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변액보험은 국내외 주식형, 혼합형, 채권형 등 다양한 펀드 간 이동 기능을 통해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선 변액보험에 다양한 기능이 추가돼 가입자들이 각자의 재정 상황과 자금 활용 목적에 맞춰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파워 스텝업 변액 연금보험’은 펀드 운용 실적에 따라 연금 적립금과 사망보험금이 변동하는 상품이다.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공시이율로 운용되는 일반 계정으로 전환할 수 있다. 수익을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생명의 ‘스마트 리더스 변액 연금보험’은 11개 다양한 펀드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투자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생활 주기에 맞춰 다양한 연금 지급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화생명의 ‘V 플러스 변액 연금보험’은 계약 초기에는 주식형 펀드를 활용해 고수익을 추구한다. 일정한 수익률을 달성하면 3년마다 최저 6%씩 체증된 금액을 보증하는 펀드로 변경할 수 있다. 교보생명의 ‘100세 시대 변액 연금보험’은 연금을 타는 기간에도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됐지만 한국에선 아직 낯선 개념이다. 연금 개시 이후에도 계속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연금 수령액에 더해 주는 게 특징이다.

알리안츠생명의 ‘파워 밸런스 변액 연금보험’은 최저 연금 보증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투자비중을 최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펀드 자동 재분배 시스템까지 갖췄다.

○생애 주기·연령대에 맞는 재무 계획을

보험 가입 등 장기 투자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건 자금이 오랜 기간 묶인다는 점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여유 자금이 생겨 추가적인 투자처를 찾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중도 인출, 추가 납입, 연금 전환 등 보험의 다양한 기능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갑작스러운 재정 환경 변화에 따른 기회 비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가입자의 연령과 은퇴 시점도 중요한 변수다. 가입 초기 연령이 낮을 때는 주식형펀드에 좀 더 많이 투자해 수익률 제고에 신경을 써도 좋다. 그러다 연금 수령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형 펀드 비중을 늘려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식이다.

젊은 시절 미리 노후 준비를 하지 못했다면 베이비붐 세대(1953~1964년 출생자)를 겨냥한 보험에 관심을 둬야 한다. 삼성생명의 ‘브라보 7080 연금보험’은 짧은 기간에 노후 연금을 마련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보험료 납입기간이 짧고 연금수령 개시 시점을 앞당긴 게 장점이다. 연금 준비가 취약한 중장년층이 가입하기에 적합하다.

한화생명의 ‘트리플 라이프 연금보험’은 은퇴 후 소득 공백기간에는 연금액을 높이고 국민연금 등 소득 재창출 기간에는 연금액을 낮출 수 있는 기능을 달았다. 연금집중기간(60~100세)과 연금조정비율(20~99%)을 선택할 수 있다. 해당 기간과 비율에 따라 연금을 선택적으로 수령하는 구조다. 은퇴 후 재취업 등으로 소득이 다시 생기면 연금수령을 멈췄다가 다시 받는 기능도 있다.

기본적으로는 장기·분산 투자를 선택하면서도 특정 연령대에 맞는 투자 방법과 상품을 선택하는 게 효과적이다. 즉 20대에는 앞으로 긴 소득 창출기간을 감안해 비교적 공격적으로 자산을 모으는 게 좋다. 30~40대에는 본인과 가족의 건강 및 생활 자금을 지킬 수 있는 보장성보험이 필수다. 50대로 접어들면 자산을 안정적으로 지키면서 은퇴 후 필요한 자금을 꾸준히 창출할 수 있는 연금상품 등을 보강해야 한다.

중요한 건 보험이 장기 금융상품이란 점이다. 보험사들은 장기적인 자산운용과 안전한 관리를 위해 초기에 사업비를 상대적으로 많이 부과하고 있다. 중도 해지하면 가입자들에게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가입 초기 수익률은 저조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률이 상승하는 구조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계약을 유지해 나가는 게 현명하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