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문을 연 합성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이 치열한 선두다툼을 하고 있다. 한화운용은 신규 합성 ETF 출시를 이어가며 기존 ETF 시장의 강자인 삼성운용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성운용과 한화운용은 합성 ETF 규모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각축을 벌이는 양상이다.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삼성운용의 KODEX 합성-미국바이오 ETF의 운용순자산은 230억 원으로 현재 상장된 합성 ETF 5개 중 가장 많다. 한화운용의 ARIRANG 합성-AC 월드(H)가 순자산 193억 원으로 뒤를 쫓고 있다.

설정액 기준으로는 한화운용이 195억 원으로 삼성운용(188억 원)을 앞선다.

거래량은 KODEX 합성-미국바이오 올 들어 일 평균 약 2만7200주로 합성 ETF중 가장 활발한 거래를 보이고 있다. ARIRANG 합성-AC 월드(H)가 약 9100주로 뒤를 잇는다. 다른 합성 ETF들의 일 평균 거래량이 300주에도 못 미치는 것과 비교하면 양사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합성 ETF는 기존 ETF처럼 주식 등 실물 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수익률만 스와프(교환) 거래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ETF다. 지난해 8월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을 시작으로 10월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운용, 12월엔 한화운용 등이 앞다퉈 합성 ETF를 출시했다.

현재 상장된 ETF 중 가장 큰 KODEX 200의 순자산이 4조 원을 넘는 것에 비해 첫 출시 이후 6개월이 지난 합성 ETF 시장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운용사들은 다양한 지수를 활용할 수 있는 합성 ETF 시장이 앞으로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화운용은 출시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ARIRANG 합성-AC 월드(H)가 기존 ETF 시장의 '절대강자'인 삼성운용을 따라잡은 것에 대해 고무적인 분위기다.

한화운용 관계자는 "기존 ETF 시장은 삼성운용 등 대형사들이 선점하고 있어 진입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합성 ETF에선 승산이 있다고 보고 추가 상품을 계속 기획중"이라고 밝혔다.

한화운용은 이달 내로 거래소에 선진국 지수와 신흥국 지수를 각각 활용하는 합성 ETF 2개를 상장 신청할 예정이다. 올 4월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밖에 홍콩, 일본 등 개별 국가지수의 레버리지 ETF도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 삼성운용의 사봉하 ETF운용팀장을 ETF파트장으로 영입하는 등 합성 ETF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운용은 월등한 수익률로 승부할 방침이다.

제로인에 따르면 삼성운용의 KODEX 합성-미국바이오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8.20%로 전체 ETF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3개월 수익률은 28.07%.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5.86%, 미국 S&P500지수가 1.12% 하락했다. 미국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4.54%)도 크게 뛰어넘었다.

이 ETF는 합성 ETF 중에는 유일하게 환헷지를 하지 않아 원화 대비 달러화 강세의 수혜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

이정환 삼성운용 ETF운용팀장은 "미국의 바이오주들은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벤처기업과 공통점이 많다" 며 "산업의 성장속도가 빠르고 신약개발 등 투자할 만한 이슈가 많아 앞으로도 큰 성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 한화 선두 경쟁 '치열' … 합성 ETF시장 반년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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