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콜센터 상담원, "우리 별명은 '말하는 네이버'입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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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별명이 뭔 줄 아세요? ‘말하는 네이버’예요. 전화해서 문의하면 다 알려드려야 하니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캐치프레이즈한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의 한 전화 상담사가 서울시 인권위원회 (위원장 문경란)에 털어놓은 하소연 입니다. 인권위는 오늘 2014년 2월 5일 서울시측에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이 부당한 노동인권 침해로부터 보호될 수 있는 실질적 개선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면서 관련한 실태 자료를 내놨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은 ‘무엇이든’ 물어보면 ‘무엇이든’ 해결해준다고 (잘못 알고 있는) 시민으로 부터 ‘과도하거나 업무 범위를 벗어나는’ 일까지 요구받는다는 겁니다. 사례를 보면 ‘기가 차는’ 내용이 줄 잇고 있는데요.
예컨대 “지하철 7호선 역 부근의 모든 A사 패스트푸드 매장의 위치를 알려달라고 한 후 몇 시간 뒤에다시 전화를 걸어 이번엔 B사 패스트푸드 매장 위치 안내를 부탁한다”는 게 꼽힙니다.
또 “전 세계 스포츠 일정 및 스코어를 알려 달라” “한전의 전기요금을 깎아 달라” “지역의 영화관에서 생긴 사고 피해자가 서울시민이니 상담사가 직접 해결해 달라”같은 과도한 요구를 해온다고 인권위는 공개했습니다.
자료는 “여자 친구의 생일 선물을 골라 달라”는 부당한 요구에다 여자 속옷의 종류를 묻고선 “넌 속옷을 뭘 입냐?”는 성희롱까지 하는 사례가 있다고 밝혔고요. 인권위 조사 결과, 이같은 (진상) 시민은 야간에 급증한다고 하는데요. 120 다산콜센터 야간상담 상당수가 취객의 전화이거나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한 상담사는 "밤에 전화하는 사람의 반 이상이 술 드신 분인데, 이들은 욕설은 기본이고 내용도 거의 민원성이라 근무 중 긴장감을 높인다”고 말했습니다. 때로 통화 중 상담사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며 “난 너랑 대화하고 싶은데 넌 나랑 대화하기 싫어?”라며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말도 한다는 전언입니다,
다산콜센터 상담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이들은 한달 평균 ▷무리한 요구 8.8회 ▷인격무시 8.8회 ▷폭언/욕설 6.5회 ▷신체위협 6.5회 ▷성희롱 4.1회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콜센터상담사들이 이같은 성적 수치심을 불러오는 내용에 대해 “상담을 진행할 수 없다”고 하거나 ‘과도한’ 문의에 답하기 위해 포털 사이트 등을 찾느라 시간이 지체될 경우 언급할 수 없을 정도의 말이 되돌아온다는 것입니다.
“내가 낸 세금으로 뭐하냐.” “왜 이렇게 늦냐.” “이것 밖에 못하냐.” “성의 없다.” “불친절하다.” “다산콜센터 필요 없다.” 적반하장격으로 심지어 서울시 홈페이지에 불친절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고요. 때문에 상담사들은 자신이 인격을 갖춘 인간이라기보다 스트레스 해소 대상 또는 일방적인 분노의 표출 대상이라는 자괴감에 시달린다는 게 인권위 지적입니다.
한 상담사는 “ (전화 한통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120 다산콜센터에 대한 잘못 알려진 이미지 때문에 (민원인들이) 억지를 부리거나 오해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자신들의 별명이 ‘말하는 네이버’라고 자조하는 이유인 셈입니다.
다산콜센터를 이용하는 보통의 시민은 '버스 막차시간, 보육료 지원, 주말 가족나들이 장소 안내는 물론 다른 지역 고속버스 노선과 기차시간, 외국에 있는 대사관 소재, 가까운 맛 집, 이사정산 방법 등 일상의 소소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이곳에 전화합니다. 현재 다산콜센터는 민간업체 3곳에 위탁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캐치프레이즈한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의 한 전화 상담사가 서울시 인권위원회 (위원장 문경란)에 털어놓은 하소연 입니다. 인권위는 오늘 2014년 2월 5일 서울시측에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이 부당한 노동인권 침해로부터 보호될 수 있는 실질적 개선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면서 관련한 실태 자료를 내놨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은 ‘무엇이든’ 물어보면 ‘무엇이든’ 해결해준다고 (잘못 알고 있는) 시민으로 부터 ‘과도하거나 업무 범위를 벗어나는’ 일까지 요구받는다는 겁니다. 사례를 보면 ‘기가 차는’ 내용이 줄 잇고 있는데요.
예컨대 “지하철 7호선 역 부근의 모든 A사 패스트푸드 매장의 위치를 알려달라고 한 후 몇 시간 뒤에다시 전화를 걸어 이번엔 B사 패스트푸드 매장 위치 안내를 부탁한다”는 게 꼽힙니다.
또 “전 세계 스포츠 일정 및 스코어를 알려 달라” “한전의 전기요금을 깎아 달라” “지역의 영화관에서 생긴 사고 피해자가 서울시민이니 상담사가 직접 해결해 달라”같은 과도한 요구를 해온다고 인권위는 공개했습니다.
자료는 “여자 친구의 생일 선물을 골라 달라”는 부당한 요구에다 여자 속옷의 종류를 묻고선 “넌 속옷을 뭘 입냐?”는 성희롱까지 하는 사례가 있다고 밝혔고요. 인권위 조사 결과, 이같은 (진상) 시민은 야간에 급증한다고 하는데요. 120 다산콜센터 야간상담 상당수가 취객의 전화이거나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한 상담사는 "밤에 전화하는 사람의 반 이상이 술 드신 분인데, 이들은 욕설은 기본이고 내용도 거의 민원성이라 근무 중 긴장감을 높인다”고 말했습니다. 때로 통화 중 상담사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며 “난 너랑 대화하고 싶은데 넌 나랑 대화하기 싫어?”라며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말도 한다는 전언입니다,
다산콜센터 상담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이들은 한달 평균 ▷무리한 요구 8.8회 ▷인격무시 8.8회 ▷폭언/욕설 6.5회 ▷신체위협 6.5회 ▷성희롱 4.1회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콜센터상담사들이 이같은 성적 수치심을 불러오는 내용에 대해 “상담을 진행할 수 없다”고 하거나 ‘과도한’ 문의에 답하기 위해 포털 사이트 등을 찾느라 시간이 지체될 경우 언급할 수 없을 정도의 말이 되돌아온다는 것입니다.
“내가 낸 세금으로 뭐하냐.” “왜 이렇게 늦냐.” “이것 밖에 못하냐.” “성의 없다.” “불친절하다.” “다산콜센터 필요 없다.” 적반하장격으로 심지어 서울시 홈페이지에 불친절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고요. 때문에 상담사들은 자신이 인격을 갖춘 인간이라기보다 스트레스 해소 대상 또는 일방적인 분노의 표출 대상이라는 자괴감에 시달린다는 게 인권위 지적입니다.
한 상담사는 “ (전화 한통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120 다산콜센터에 대한 잘못 알려진 이미지 때문에 (민원인들이) 억지를 부리거나 오해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자신들의 별명이 ‘말하는 네이버’라고 자조하는 이유인 셈입니다.
다산콜센터를 이용하는 보통의 시민은 '버스 막차시간, 보육료 지원, 주말 가족나들이 장소 안내는 물론 다른 지역 고속버스 노선과 기차시간, 외국에 있는 대사관 소재, 가까운 맛 집, 이사정산 방법 등 일상의 소소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이곳에 전화합니다. 현재 다산콜센터는 민간업체 3곳에 위탁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