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은 “글로벌 증시의 동반 하락이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기조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Fed는 신흥국 위기와 무관하게 제 갈 길을 갈 것이란 의미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은행 총재는 4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셰넌도어대학 강연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글로벌 경제 상황을 항상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FOMC 위원들은 바로 이곳, 미국의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을 달성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Fed가 테이퍼링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높은 장애물이 필요하다”며 “최근 증시 하락이 (테이퍼링의 기준이 되는) 고용시장의 회복 전망을 수정할 만큼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디트로이트경제인클럽 강연에서 “테이퍼링 기조가 바뀌려면 매우 높은 걸림돌이 생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테이퍼링은 상당 기간 예상돼온 것”이라며 “테이퍼링 기조가 쉽게 바뀜으로써 세계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번스 총재는 신흥국 위기에 대해 “나라마다 해결해야 할 사안이 있다”며 “완만한 테이퍼링과 초저금리 정책에 대한 선제적 안내는 해외시장에 적정량의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빌렘 뷔터 씨티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 기고에서 Fed의 ‘마이웨이’식 테이퍼링에 대해 매너 없고 책임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통화정책 변경이 해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고 배려해야 하는데 Fed는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고 꼬집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