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6일 오전 10시50분

NH농협증권 기업금융(IB)본부가 자기자본 규모 열세를 극복하고 지난해 대형 증권사들을 압도하는 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이 치열한 증권 발행과 인수합병(M&A) 등 분야에서 외형 싸움을 자제하고 수익성에 집중한 결과다.

[마켓인사이트] NH농협증권 IB팀, 2013년 700억 순영업수익…골리앗보다 많이 번 '다윗'
6일 IB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90여명으로 구성된 NH농협증권 IB본부는 2013년 1~12월 약 700억원의 순영업수익(영업수익-영업비용+판매관리비)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IB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성적을 거뒀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NH농협증권 IB본부는 2013 회계연도 상반기(4~9월)에 394억원의 순영업수익을 올리며 ‘빅5’ 증권사를 크게 능가하는 실적을 올린 바 있다. 자기자본이 약 4조원으로 5배 더 큰 대우증권 IB본부가 같은 기간 올린 순영업수익(241억원)의 1.6배에 달한다. 우리투자증권은 227억원, 삼성증권은 77억원, 한국투자증권은 279억원의 IB 순영업수익을 올려 모두 NH농협증권에 미치지 못했다. 현대증권은 6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뛰어난 수익성의 비결은 경쟁이 덜한 틈새시장 공략이다. NH농협증권은 전통적 IB 업무인 채권과 주식 인수, 기업공개(IPO), M&A 분야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내는 회사는 아니다. 대신 수익성이 높은 분야에 역량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특히 정기예금이나 대출채권, 신용파생상품 등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만들어 파는 구조화 금융시장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 왔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