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한경 창간 50주년 기념공연] 베토벤에 취하고 차이코프스키에 반하고…감동·갈채의 1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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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첫 날 공연 '대성황'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끝나자 청중 2500명 기립박수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김다솔 씨 피아노 협연에 '브라보'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끝나자 청중 2500명 기립박수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김다솔 씨 피아노 협연에 '브라보'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인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한국을 찾았다. 한국경제신문이 창간 50주년을 맞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함께 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뉴욕필하모닉 내한 공연을 열었다. 베토벤과 차이코프스키의 선율에 2500여명 청중은 감동의 기립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공연은 7일까지 이어진다.
뉴욕필하모닉은 내한 공연 첫날인 이날 유럽의 정통 클래식 음악을 120분 동안 연주했다. 베토벤의 오페라 ‘피델리오’ 서곡과 피아노 협주곡 3번,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을 선보였다. 지난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활약한 피아니스트 김다솔 씨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의 협연자로 나섰다.
이 오케스트라 수장인 앨런 길버트 음악감독은 베토벤의 활기찬 음악으로 한국 청중에게 인사했다. 지휘대 끝에서 끝까지 오가는 활동적인 지휘와 몸짓이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어 피아니스트 김씨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협연에 나섰다. 5분 남짓 오케스트라의 전주가 이어진 뒤 김씨는 강렬한 타건으로 청중을 한순간에 빨아들였다. 피아니시모부터 포르티시모를 자유롭게 오가는 그의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은 연신 ‘브라보’를 외쳤다.
하지만 이날 공연의 ‘백미’는 휴식시간 이후 연주한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이었다. 뉴욕필하모닉은 차이코프스키가 표현한 비통하면서도 웅장한 음악을 극적으로 그려냈다. 4악장 피날레가 끝나자 청중은 끝없는 기립 박수를 보냈다. 뉴욕필하모닉은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을 앙코르로 선사하며 청중에게 화답했다.
이날 공연에 앞서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길버트 감독은 “한국을 다시 찾게 돼 기쁘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그의 내한 공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음악감독 취임 직후인 2009년 10월 서울 공연을 한 적이 있다.
어머니가 일본인인 길버트 감독은 “공연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청중이 얼마나 몰입하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공연장의 조용한 분위기를 두 종류로 구분했다.
“사람들이 조용한 게 두 가지가 있는데 음악에 몰입해 조용한 것과 관심이 없어서 조용한 것이 있습니다. 한국 청중의 집중력과 에너지는 세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에너지를 다해 듣는 편이에요.”
이날 협연자로 나선 김씨에 대해선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사운드를 내고 있다는 점에 감탄했다”며 “뉴욕필하모닉과도 잘 어울리는 연주자”라고 호평했다.
뉴욕필하모닉은 이틀 동안 공간적으로는 미국과 유럽을, 시간적으로는 18세기와 21세기를 넘나드는 공연을 펼친다.
길버트 감독은 “유럽의 고전음악과 역동적인 20~21세기 미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할 것”이라며 “한국 관객들에게 뉴욕필하모닉의 폭넓은 연주를 들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욕필하모닉은 ‘가장 미국적인 오케스트라’란 평가를 받지만 길버트 감독은 “어떤 것이 미국적 스타일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어릴 때부터 뉴욕필하모닉을 지켜봤지만 항상 이들의 연주에 감동을 받습니다. 정말 다재다능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어요. 미국 작품이든 아니든 음악의 본질에 진지하게 접근합니다. 베토벤이나 모차르트부터 드뷔시, 라벨까지 말이죠. 국가적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지금 미국적이란 말도 어폐가 있는 것 같아요.”
길버트 감독은 올해로 취임 5년차에 들어섰다. 그는 “뉴욕필하모닉 단원들과 음악의 여정을 같이 해왔다”며 “부부 관계도 세월이 지날수록 더 많이 알아가는 것처럼 저와 뉴욕필하모닉과의 관계도 따뜻하고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뉴욕필하모닉은 내한 공연 첫날인 이날 유럽의 정통 클래식 음악을 120분 동안 연주했다. 베토벤의 오페라 ‘피델리오’ 서곡과 피아노 협주곡 3번,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을 선보였다. 지난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활약한 피아니스트 김다솔 씨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의 협연자로 나섰다.
이 오케스트라 수장인 앨런 길버트 음악감독은 베토벤의 활기찬 음악으로 한국 청중에게 인사했다. 지휘대 끝에서 끝까지 오가는 활동적인 지휘와 몸짓이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어 피아니스트 김씨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협연에 나섰다. 5분 남짓 오케스트라의 전주가 이어진 뒤 김씨는 강렬한 타건으로 청중을 한순간에 빨아들였다. 피아니시모부터 포르티시모를 자유롭게 오가는 그의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은 연신 ‘브라보’를 외쳤다.
하지만 이날 공연의 ‘백미’는 휴식시간 이후 연주한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이었다. 뉴욕필하모닉은 차이코프스키가 표현한 비통하면서도 웅장한 음악을 극적으로 그려냈다. 4악장 피날레가 끝나자 청중은 끝없는 기립 박수를 보냈다. 뉴욕필하모닉은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을 앙코르로 선사하며 청중에게 화답했다.
이날 공연에 앞서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길버트 감독은 “한국을 다시 찾게 돼 기쁘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그의 내한 공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음악감독 취임 직후인 2009년 10월 서울 공연을 한 적이 있다.
어머니가 일본인인 길버트 감독은 “공연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청중이 얼마나 몰입하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공연장의 조용한 분위기를 두 종류로 구분했다.
“사람들이 조용한 게 두 가지가 있는데 음악에 몰입해 조용한 것과 관심이 없어서 조용한 것이 있습니다. 한국 청중의 집중력과 에너지는 세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에너지를 다해 듣는 편이에요.”
이날 협연자로 나선 김씨에 대해선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사운드를 내고 있다는 점에 감탄했다”며 “뉴욕필하모닉과도 잘 어울리는 연주자”라고 호평했다.
뉴욕필하모닉은 이틀 동안 공간적으로는 미국과 유럽을, 시간적으로는 18세기와 21세기를 넘나드는 공연을 펼친다.
길버트 감독은 “유럽의 고전음악과 역동적인 20~21세기 미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할 것”이라며 “한국 관객들에게 뉴욕필하모닉의 폭넓은 연주를 들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욕필하모닉은 ‘가장 미국적인 오케스트라’란 평가를 받지만 길버트 감독은 “어떤 것이 미국적 스타일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어릴 때부터 뉴욕필하모닉을 지켜봤지만 항상 이들의 연주에 감동을 받습니다. 정말 다재다능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어요. 미국 작품이든 아니든 음악의 본질에 진지하게 접근합니다. 베토벤이나 모차르트부터 드뷔시, 라벨까지 말이죠. 국가적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지금 미국적이란 말도 어폐가 있는 것 같아요.”
길버트 감독은 올해로 취임 5년차에 들어섰다. 그는 “뉴욕필하모닉 단원들과 음악의 여정을 같이 해왔다”며 “부부 관계도 세월이 지날수록 더 많이 알아가는 것처럼 저와 뉴욕필하모닉과의 관계도 따뜻하고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