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장기 결석 학생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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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변호사 도움 못받는 서민들
'법률구조제도' 통합해 억울함 줄여야
위철환 < 대한변호사협회장 welawyer@hanmail.net >
'법률구조제도' 통합해 억울함 줄여야
위철환 < 대한변호사협회장 welawyer@hanmail.net >
평소 성실한 학생이 갑자기 여러 날 결석을 했다. 궁금하기 짝이 없어 그 아버지에게 연락해 연유를 알아보니, 자신이 사업을 하다가 실패하는 바람에 가정이 풍비박산되어 아이를 등교시킬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지방에서 조그만 사업체를 운영하는데 거래 업체와 민사소송에 휘말리게 되었고 그 소송에서 억울하게 패소했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이겨야 할 소송인데 금력, 권력의 열세에다가 변호사의 조력을 충분히 받지 못하여 그와 같은 결과에 이르게 되었다면서 법원과 세상을 원망하였다. 수화기 너머로 가냘프게 들려오는 학생의 흐느낌이 가슴을 찢는 것처럼 아파왔다. 필자가 수십 년 전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했을 때 일어난 일이다.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법관이 억울한 사람, 정의의 편을 헤아려 판단해줄 텐데 과연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 그 아버지는 나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이제 갓 새내기 교사였던 나로서는 무력하고 오히려 답답하기만 하였다. 당시만 해도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진실인 명제처럼 여겨지던 시절이었는데 내가 고시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되었다.
민사소송 절차는 처분권주의, 변론주의, 증거재판주의 등의 원칙이 있어 절대적 진실이 아니라 상대적 진실로 결론날 가능성이 있지만, 전문가인 변호사의 실력과 노력 여하에 따라 상대적 진실과 절대적 진실의 간격이 좁혀질 수는 있다. 따라서 변호사 소송대리가 중요한데, 문제는 돈이 없어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할 경우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무전유죄’니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해버려야 하는 것일까. 나는 위와 같은 고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하여 필요적 변호사 변론주의인 ‘서민 법률 구조제도’를 제안한다. 현재 법무부 법률구조공단, 대한변협 법률구조재단, 법원의 법률구조결정제도가 있는데 이를 통합하여 법률구조 재원을 확보한다면, 추가로 큰 돈 들이지 않고서도 필요적 변호사 변론주의의 운영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다양한 경력의 의욕 넘치는 젊은 변호사가 많이 배출되고 있으므로 이들을 잘 활용하면 인력 조달에도 큰 문제가 없게 되고, 적어도 돈 때문에 이길 소송을 지고 피눈물 흘리는 사람도 없어질 것이다.
위철환 < 대한변호사협회장 welawyer@hanmail.net >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법관이 억울한 사람, 정의의 편을 헤아려 판단해줄 텐데 과연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 그 아버지는 나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이제 갓 새내기 교사였던 나로서는 무력하고 오히려 답답하기만 하였다. 당시만 해도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진실인 명제처럼 여겨지던 시절이었는데 내가 고시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되었다.
민사소송 절차는 처분권주의, 변론주의, 증거재판주의 등의 원칙이 있어 절대적 진실이 아니라 상대적 진실로 결론날 가능성이 있지만, 전문가인 변호사의 실력과 노력 여하에 따라 상대적 진실과 절대적 진실의 간격이 좁혀질 수는 있다. 따라서 변호사 소송대리가 중요한데, 문제는 돈이 없어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할 경우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무전유죄’니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해버려야 하는 것일까. 나는 위와 같은 고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하여 필요적 변호사 변론주의인 ‘서민 법률 구조제도’를 제안한다. 현재 법무부 법률구조공단, 대한변협 법률구조재단, 법원의 법률구조결정제도가 있는데 이를 통합하여 법률구조 재원을 확보한다면, 추가로 큰 돈 들이지 않고서도 필요적 변호사 변론주의의 운영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다양한 경력의 의욕 넘치는 젊은 변호사가 많이 배출되고 있으므로 이들을 잘 활용하면 인력 조달에도 큰 문제가 없게 되고, 적어도 돈 때문에 이길 소송을 지고 피눈물 흘리는 사람도 없어질 것이다.
위철환 < 대한변호사협회장 welawyer@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