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때부터 부적절한 답변으로 자질 시비에 시달렸다. 장관 재직 중에도 상황에 맞지 않는 엉뚱한 표정과 답변으로 잦은 구설에 올랐던 것 등도 그의 임기를 단축시킨 배경이다.

도덕성에 특별한 하자가 없고 관련 분야의 전문성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신중하지 못한 언행으로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다준 것만으로도 장관으로서 결격 사유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 장관의 ‘실언 릴레이’는 해수부 장관 임명 직후 시작됐다. 지난해 4월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무위원의 역할을 아느냐’는 질문에 “조정…. 뭐 그런 역할…”이라고 말끝을 흐리더니 ‘부산항 개발 예산이 얼마인지 아느냐’는 질문엔 “부산 북항 재개발인가, 공부해놓고 잊어버렸네요”라며 대답해 무성의하다는 질타를 받았다. 윤 장관의 헛웃음도 이때부터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해수부 국정감사도 비슷한 양상. 윤 장관은 “남북협력기금에 해양수산예산이 편성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이완구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보고받은 적이 없어서…”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방사능에 오염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금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젊은 사람들이 유기농 등 다른 식품을 찾고 있다”는 엉뚱한 답변을 했다.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닷새 동안의 발언들은 의도에 관계없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무성하다. 2일 전남 여수 기름 유출 사고 당시 현장을 찾은 윤 장관은 손으로 코를 막은 채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데…”라고 말해 듣고 있던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논란이 된 이날 일을 해명하기 위해 출연한 언론 인터뷰에선 “왜 자꾸 구설에 오른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인기 덕분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관계자들을 실소케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5일 열린 당정협의에 참석한 윤 장관이 “1차 피해는 GS칼텍스, 2차 피해는 어민”이라고 언급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그는 이때까지도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헛웃음과 애매한 말투를 버리지 못했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