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9.3조원 날아간 트위터에 무슨 일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주가가 급등한 건 페이스북뿐만이 아니었다. 경쟁사인 트위터 주가도 다음날 7%나 상승했다.

같은 SNS인 트위터도 페이스북 같은 호실적을 냈을 것으로 투자자들이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사 실적 발표 후 트위터 주가는 6일 24%나 급락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던 것일까.

트위터가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는 사실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트위터는 지난해 4분기에 2억4268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6% 늘어났고 시장 전망치인 2억1800만달러도 웃돌았다. 5억1147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5억2100만달러의 보너스 비용 등 일회성 항목을 제외하면 주당 2센트의 흑자(조정순이익)도 냈다.

특히 트위터는 1000건의 타임라인뷰(사용자들이 타임라인을 본 횟수)에서 전 분기의 97센트보다 크게 늘어난 1.49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월가의 반응은 싸늘했다. 6일 하루 동안에만 87억달러(약 9조3000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는 성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트위터는 지난해 11월 기업공개(IPO) 후 월스트리트로부터 섭섭지 않은 대접을 받아왔다.

상장 첫날 공모가(26달러)에 비해 72.69%나 급등한 44.90달러로 장을 마쳤고, 지난해 12월에는 74.73달러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2006년 설립 후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이 트위터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쳐준 셈이다.

하지만 지난 5일 IPO 후 첫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들은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다. 트위터의 지난해 4분기 사용자 수가 전 분기 대비 3.8% 늘어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의 사용자 증가율(3.4%)과 비슷했다. 특히 최근 들어 사용자들 사이에서 ‘SNS 피로감’이 심해지면서 대표적인 SNS들의 가입자 성장세가 둔화하고 서비스 이용 빈도도 낮아지는 추세다.

문제는 페이스북은 이미 12억30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 인구의 17%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가 전체의 39%라는 점을 감안하면 페이스북의 성장 속도 둔화는 당연한 결과다.

반면 트위터 사용자 수는 2억4100만명으로 페이스북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전 세계 인구의 3% 정도다. 아빈드 바티아 스턴에이지 애널리스트는 “이미 대기업으로 성장한 페이스북과 같은 속도로 성장해 트위터가 주류 SNS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당분간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트위터 경영진은 페이스북에 비해 어려운 사용 환경이 성장을 더디게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딕 코스톨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시간 순서로 나열되는 단문 메시지를 주제별로 정리하는 등 처음 이용하는 고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시장에서는 트위터의 이 같은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소셜게임 징가나 소셜커머스 그루폰처럼 주가가 공모가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