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더 낀 1분기 실적…영업이익 전망치 8.5% 하향
작년 4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밑돈 종목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올 1분기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1분기 이익 전망치가 예년보다 빠른 속도로 하향 조정되고 있어서다.

주요 기업들의 전망치 수정은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기대치를 낮추는 작업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증시 발목을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전망 ‘더 떨어진다’ 우세

먹구름 더 낀 1분기 실적…영업이익 전망치 8.5% 하향
10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치가 존재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06곳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말 29조4418억원에서 7일 현재 26조9415억원으로 8.49% 하향 조정됐다. 순이익 전망치 역시 22조9775억원에서 21조203억원으로 8.51% 낮아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영업이익 -3.55%, 순이익 -4.21%)에 비해 이익 전망치 하향폭은 2배 이상 커졌다. 그만큼 빠른 속도로 이익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안현국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주요 기업들의 1분기 및 연간 추정치 수정은 2월 중순께 마무리되고, 이후 3월 말까지는 평균 전망치 하향률이 1.3%에 그친다”면서 “추가적인 이익 전망치 하향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대부분의 전문가는 실적이 추정치를 크게 밑도는 사태가 매분기 반복되고 있고, 경제지표 둔화와 함께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이익 전망치 하향이 모든 업종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라며 “이는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이 우려했던 것보다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는 의미여서 대외 환경이 개선돼도 국내 증시가 힘을 받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T株 실적 전망 여전히 어두워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필두로 IT주들의 실적 전망치가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증시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1.47% 줄어든 8조6505억원으로 낮아졌다. LG전자(-33.83%), LG디스플레이(-38.84%), 삼성전기(-62.87%) 등의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영업이익 감소폭도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대형 IT주들의 실적 부진 우려는 고스란히 부품주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폰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대덕GDS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6.5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에스에프에이아모텍의 1분기 영업이익도 28~30%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 한 해 IT주와 부품주들은 투자를 늘리면서 실적 성장세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며 “낮아지는 실적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지만, 앞으로 추가적으로 타격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강지연/윤희은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