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0순위로 손꼽히는 이상화는 11일 오후 9시45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 출전한다.
이상화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과의 싸움에 집중한다. 예니 볼프(독일), 왕베이싱(중국), 올가 팟쿨리나(러시아), 헤더 리처드슨(미국) 등 다른 선수와 순위 경쟁은 두 번째 문제다. 지난해 네 차례나 이 종목 세계기록을 경신한 이상화가 자기만의 레이스를 펼친다면 금메달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상화가 보유한 세계기록은 지난해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2차 레이스에서 작성한 36초36이다.
중요한 것은 기록 단축이다.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1·2차 레이스(500m+500m) 합계 76초09의 기록으로 2위 볼프(76초14)에 단 0.05초 앞서며 아슬아슬하게 우승했다. 소치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빙질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서다. 아들레르 아레나의 빙질을 감안하면 이상화는 75초대(1·2차 레이스 합계)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꿀벅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상화는 힘과 기술 면에서 4년 전에 비해 크게 발전했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기 위해 허벅지 단련에 집중했다. 지난해 여름 내내 사이클을 타고 산악코스를 8㎞씩 돌았고 보통 여자 선수보다 30여㎏ 무거운 170㎏의 역기를 들고 스쿼트 운동(앉았다 일어서는 하체 단련운동)을 했다. 그 결과 허벅지 둘레를 밴쿠버 대회 때보다 3㎝ 굵은 56㎝로 유지하고 있다.
짧은 시간 동안 폭발적인 힘을 내는 ‘무산소성 파워’는 2009년보다 4.3% 증가했다. 덕분에 가속력을 끌어올려 폭발적인 스퍼트를 자랑한다. 힘은 키우면서 몸무게를 밴쿠버 때보다 3㎏ 이상 줄였다. 가벼워진 몸을 더 큰 힘으로 밀어내면서 스타트를 개선했다. 주종목이 아닌 1000m 경기에 출전하면서 근지구력도 강화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