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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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우식 전주페이퍼 사장(사진)은 최근 서울 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신제품 개발책임자를 전주공장 기술연구소로 내려보냈다. 연구원도 두 명 더 늘렸다. 신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장기적으로는 연구원을 20명(현재 12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는 “꼭 필요한 분야에 재원을 집중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라면포장지 종이로 만들겠다”

주 사장이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제품은 라면 포장지다. 현재 라면 포장지는 비닐포장지에 알루미늄박을 입혀 만든다.

주 사장은 이를 재생용지로 만들고 있다. 친환경 제품인 데다 재료 값이 싸 기존 포장비의 80% 수준에 공급할 수 있다. 얼마 전 시제품도 나왔다.

그는 “아직 습기를 막는 기능이 약해 이를 보강하고 있는 중”이라며 “연말까지 제품 개발을 끝내고 내년부터 본격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폐열을 에너지로 재생

국내 최대 신문용지 업체인 전주페이퍼가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88만의 신문용지(출판용지 12만은 별도)를 생산했다. 매출은 7460억원. 지난 2년간 연속 내리막이다.

주 사장은 “신문용지 업체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그가 추진하는 신사업 분야 중 하나는 에너지다. 2016년까지 700억원을 투자해 벙커C유를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소를 ‘바이오매스열병합발전소’로 바꿀 예정이다. 기름 대신 폐목재나 폐플라스틱을 사용해 제지 생산공정에 사용되는 스팀뿐 아니라 시간당 30㎿의 전기를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앞서 2010년 15㎿급 1기 발전소를, 지난해 말엔 폐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로 2.8㎿ 전기를 생산하는 폐수처리발전설비를 완공했다.

그는 “제2기 바이오매스열병합발전소가 완공되면 전주페이퍼는 시간당 50㎿의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회사가 된다”며 “쓰고 남은 전기와 스팀은 외부에 판매할 계획이어서 발전 분야에서만 연간 500억원의 수익이 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첨단 입혀 새로 도약하겠다”

전주페이퍼는 지난해 58만의 신문용지를 수출했다. 전체의 66%를 해외에 팔았다. 주 사장은 “국내에서는 신사업이, 해외시장에서는 신시장 개척이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옛 재정경제부 지역경제과장 출신으로 삼성전자 부사장과 KDB금융지주 수석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7월 전주페이퍼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반년 만에 동남아시아와 중동, 인도 등 주요 수출국을 두 차례 돌았다. 전주페이퍼는 그동안 에이전트를 두고 영업해 왔으나 주 사장은 이를 직접영업 방식으로 바꿨다.

주 사장은 “예컨대 인도는 매년 신문용지 수요가 20%씩 늘고 있는 나라”라며 “이런 유망한 시장에서 협력사를 계속 발굴해 매출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몇 년간 떨어진 매출을 상향 곡선으로 바꾸고, 사양산업에 첨단을 입혀 새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직원들에게 심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