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깡 효과' 농심 고공행진…사이다값 올린 롯데, 김 빠지네
연초부터 과자·음료수 등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음식료주들의 주가도 힘을 받고 있다.

11일 농심은 전날보다 1만500원(3.65%) 오른 29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7개월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6일 새우깡 양파링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7.5% 인상키로 한 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는 연일 급등하고 있다.

빵 가격을 올린 삼립식품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재개했고, 빅파이 등 스낵류 가격을 올리기로 한 크라운제과도 이날 33만2000원으로 2.63% 오르는 등 사흘 연속 뜀박질했다.

심은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품가격 인상이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음식료주가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음식료주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부담이 커졌지만 제품가격 인상이 이를 해소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라면 등 다른 식료품의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당분간 관련주들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농심이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하반기쯤 라면 가격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출의 66%를 차지하는 라면 가격이 1% 인상될 경우 농심의 주당순이익(EPS)은 9%가량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추가 주가 상승 효과는 업체별로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작년 말 코카콜라의 가격 인상 소식에 기대감을 선반영했던 롯데칠성은 이달 들어 사이다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지만 주가는 오히려 빠졌다. 맥주사업 신규 진출에 대한 우려 등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