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환 백병원 이사장의 '25년 후학사랑'…"장학생 감사편지 받을 때 가장 행복해"
“장학금을 받아 공부한 학생이 사회인이 돼 감사 편지를 보내올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백병원 인제대 등을 운영하는 인제학원의 백낙환 이사장(88·사진)이 개인 장학회를 통해 전국 학생들의 학업을 돕는 일을 시작한 지 올해로 25년이 됐다. 그가 1990년 사재를 털어 설립한 인당장학회는 지금까지 2358명의 학생에게 27억3000여만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백 이사장은 13일과 17일에도 각각 인제대 김해캠퍼스와 서울백병원에서 고교생과 대학생 55명에게 1억736만원의 장학금을 줄 예정이다.

백 이사장의 후학 돕기 연원은 그의 인제대 총장 시절로 올라간다. “1989년 총장을 맡아 학생들을 만나보니 학업에 열정은 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어요. 정말 가슴이 아프더군요. 그래서 이듬해 바로 장학회를 세웠어요.”

장학회 설립 배경엔 건전한 이상을 가진 젊은이들을 육성하는 게 사회적으로 중요하다는 판단도 깔려 있었다. “오늘날 사회는 도시의 그늘로 주저앉은 고립된 개인, 해체된 가족과 공동체, 눈부신 경제성장 뒤편의 빈곤, 산업화의 장애물처럼 취급되는 농촌의 와해 등의 난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청년라는 생각에서 어려운 형편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의 꿈과 이상에 조그마한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했습니다.”

백 이사장은 요즘 가장 큰 즐거움이 “후학들을 돕는 것”이라고 했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고맙다고 전화를 하거나 편지를 보내왔을 때가 제일 기뻐요. 장학금 규모가 계속 커져 장학생이 계속 늘어나는 행복감도 크고요.”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인재가 나올 수 있도록 대학의 교육과 연구의 질을 높이고 학생들의 장학금 규모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 이사장은 2010년부터 인당장학회를 통해 매년 5개 백병원(서울, 상계, 일산, 부산, 해운대 백병원) 전공의 가운데 젊은 의사지망생이 기피하는 외과계열 수련의들을 대상으로 석사 과정 학비 전액과 수련보조수당도 지원하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