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법정관리 졸업…두 아들, 신사업 전면에
웅진그룹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가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조기종결 결정을 받았다. ‘법정관리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뗀 것이다. 법원이 작년 2월 회생계획안을 인가한 지 1년 만이다.

◆빚 1466억원만 남는다

법원이 웅진의 법정관리 졸업 신청을 받아들인 것은 ‘신속한 채무변제 노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윤석금 회장(사진) 일가는 사재를 출연하고 계열사를 빠르게 매각하는 방식으로 총 부채 1조5002억원 가운데 1조1769억원(78.5%)을 갚았다. 담보 채권은 100% 현금으로 상환했다.

무담보 채권은 70%를 현금으로, 나머지는 출자전환을 통해 주식으로 변제했다. 현재 주가 수준을 반영한 무담보채권 실질 변제율은 84.1%에 이른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다른 기업들(변제율 10~40%)과 비교하면 2배를 넘는다.

웅진그룹은 남아 있는 채무 3233억원 중 절반 이상을 상반기 중 추가로 갚을 계획이다. 웅진케미칼 매각 잔금 1417억원에 보유현금 350억원을 합쳐 1767억원을 갚으면 빚이 1466억원만 남는다.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는 “남는 채무도 최대한 일찍 갚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형 줄었으나 수익성 좋아져

웅진그룹은 법정관리 졸업 이후 규모가 많이 줄었다. 2012년 8조9000억원에 달했던 그룹 총자산은 5조7000억원으로 감소했고, 3조원이었던 매출도 1조2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웅진코웨이 웅진식품 웅진케미칼 등 주력 계열사들을 팔고 극동건설 보유지분을 전량 소각한 탓이다.

웅진그룹은 지주사인 홀딩스와 씽크빅 에너지 북센 플레이도시 렉스필드컨트리클럽 OPMS 오션스위츠 등 8개 계열사만 남는다.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은 예전에 비해 좋아졌다. 2012년 1770억원에 육박했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129억원 흑자(영업이익률 12.6%)로 전환했다. 2012년엔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지만 지금은 자본잠식에서 벗어났고 부채비율이 174%로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췄다.
웅진 법정관리 졸업…두 아들, 신사업 전면에
◆“열심히 뛰어 재도약 이끌겠다”

웅진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윤 회장의 두 아들이다. 윤형덕 웅진씽크빅 신사업추진실장(장남)이 12.52%, 윤새봄 웅진케미칼 경영기획실장(차남)이 12.48%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분이 없다.

윤 회장과 두 아들은 내실 있는 성장을 유지하면서 신사업 발굴에 힘쓸 계획이다. 윤형덕 실장 직함이 종전 경영기획실장에서 신사업추진실장으로 바뀐 이유다.

웅진씽크빅은 학습지와 전집출판, 공부방 등 기존 주력사업을 강화하고 웅진에너지는 신기술 개발을 통한 기술 우위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웅진홀딩스는 정보기술(IT)컨설팅 사업을 확대하고 무안경 입체(3D) 광고사업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윤 회장은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 그룹 재도약을 이끄는 것이 채권단과 임직원, 사회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