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테마株 올림픽, 가장 높이 난 종목은
올해 들어 주식시장 신기술 테마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모바일 게임주, 바이오주, 반도체 장비주들은 약진을 지속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앞세우며 언급한 사물인터넷, 3D프린팅 관련 종목들의 주가 상승률도 코스닥지수를 훌쩍 넘어섰다.

○힘 받는 ‘창조경제’ 관련주

대신증권이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주요 기술 테마주의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스마트카드(25.59%), 모바일 게임(22.3%), 비트코인(18.26%), 3D프린팅(14.87%), 사물인터넷(10.59%) 등이 주가 상승률 상위권을 형성했다. 이 테마주들의 수익률은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률 3.74%의 3~6배 수준이다.

올해 약진한 테마주로 스마트카드가 꼽힌다.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신용카드 신규 발급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약진주는 아이씨케이(연초 대비 56.25% 상승), 코나아이(27.59%) 등이다.

모바일 게임주의 성적도 발군이다. 내재 가치에 비해 가격이 싸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뛰었다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애니팡2의 흥행에 힘입어 올 들어 12일까지 주가가 160% 뛴 선데이토즈를 비롯해 게임빌, 컴투스 등이 일제히 상승세다.

사물인터넷, 3D프린팅, 빅데이터 등 ‘창조경제 3인방’의 운명은 제각각이었다. 사물인터넷과 3D프린팅 관련주들은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보였지만 빅데이터 관련주들은 평균 4.17% 떨어졌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은 많지만 상장사들의 기술 수준, 실적 등은 아직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급등락이 이어지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관련 연구가 미국에서 특허를 받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까지 겹치면서 바이오주도 힘을 받는 분위기다. 특히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된 바이로메드(20%), 차바이오앤(14.22%) 등의 상승폭이 컸다.

○백약이 무효 IT 부품주


스마트폰과 TV 산업의 업황이 꺾이면서 정보기술(IT) 부품주들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스마트TV(-3.09%), 플렉시블디스플레이(-10.57%), LCD소재(-14.36) 등의 테마로 분류되는 디스플레이 부품주들의 주가가 대폭 조정됐다. 코스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IT 부품주들의 주가에 발목이 잡히면서 코스닥지수의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IT 부품주들의 약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태신 KB투자증권 스몰캡(중소형주) 팀장은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계속 함께할 협력 업체를 새로 정하는 구조조정 작업을 하고 있다”며 “선택을 받은 일부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 사이의 주가 양극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지난해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전기자동차(-11.3%)와 태양광 폴리실리콘(-9%) 등의 기술 테마주도 올 들어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주가가 지나치게 오른 데다 눈에 보이는 호재도 없어 주가 조정폭이 컸다는 분석이다.

기술 테마주들은 해당 업종 내에서 모멘텀이 생길 때마다 확실하게 치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다 중장기적인 성장 잠재력도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하지만 주가의 부침이 심하고 같은 테마 내에서 ‘옥석’을 가리기도 쉽지 않다는 게 단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