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100대 기업의 최근 5년간 고용증가율이 중소·중견기업보다 높다는 통계 분석 결과가 나왔다. 대기업들이 ‘고용 없는 성장’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틀렸음을 보여주는 통계다. 또 100대 기업의 계약직 근로자 비중은 7%로, 나머지 기업들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고용의 질’도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계약직 근로자 비중 7% vs 32%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국내 100대 기업(매출액 기준)과 나머지 기업의 고용증가율을 조사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100대 기업 고용 인원(국내 기준)은 2008년 69만8718명에서 2012년 82만1792명으로 17.6% 늘었다. 반면 ‘근로자 10인 이상 고용기업’(통계청 집계) 중 100대 기업을 제외한 27만2840개사의 고용증가율은 15.5%(2008년 875만4920명→2012년 1010만7862명)로 100대 기업보다 2.1%포인트 낮았다. ‘근로자 1인 이상’ 모든 사업장(360만2476곳)으로 범위를 넓히면 100대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고용증가율은 14%에 그쳤다. 주요 대기업이 중소·중견기업보다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냈다는 의미다.

‘고용의 질’도 대기업이 월등했다. 전체 고용 인원 중 1년 미만의 계약직 근로자 비중은 100대 기업이 7%인 데 비해 나머지 기업은 32.3%에 달했다.

일자리를 가장 많이 늘린 기업은 LG이노텍이었다. 2008년 2024명이던 직원이 2012년 9755명으로 382% 급증했다. 2009년 LG마이크론 LS엠트론 사업을 인수하고, 2010년 파주와 구미공장에 신규투자를 하면서 고용이 크게 늘었다. 2위는 코오롱글로벌로 같은 기간 888명에서 2724명으로 직원이 206.8% 늘었다.

개별 기업 중 직원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로 2012년 기준 9만700명에 달했다. 8만4462명이던 2008년보다 7.4% 늘었다.

이철행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노사팀장은 “대기업의 고용기여도를 저평가하는 부정적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일자리를 더 늘리기 위해선 대기업 고용창출 여력을 줄이는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