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의 땀, 신기록으로 꽃피다…퍼펙트 이상화, 넌 감동이었어…1차 37.42 초, 2차 37.28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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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기록 0.05초 단축하며 아시아 선수론 최초 2연패
하체 단련위해 역도·산악 사이클 훈련…'꿀벅지' 별명도
"2연패 부담감, 자신과의 싸움 이겨냈다"…13일 1000m 출격
하체 단련위해 역도·산악 사이클 훈련…'꿀벅지' 별명도
"2연패 부담감, 자신과의 싸움 이겨냈다"…13일 1000m 출격
이상화는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이 종목 1, 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은메달은 올카 파트쿨리나(러시아·75초06), 동메달은 마고 보어(네덜란드·75초48)가 차지했다.
1차 레이스에서 아웃코스에서 출발하고도 직선주로에서 브리트니 보우(미국)를 앞질러 들어올 만큼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한 이상화는 2차 레이스에서도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했다. 빠른 스타트를 앞세워 100m를 10초17에 끊은 이상화는 37초28 만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한국 선수단에 기다리던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이상화의 기록 경신으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올림픽 기록은 12년 만에 주인이 바뀌게 됐다. 이전 기록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카트리오나 르메이돈(캐나다)이 세운 단일 레이스 기록 37초30보다 0.02초 빠른 기록이다.
이상화는 이 종목에서 역대 세 번째 올림픽 2연패를 기록했다. 보니 블레어(미국)가 1988년 캘거리 올림픽,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까지 3연패를 달성했고, 르메이돈은 1998년 나가노 대회와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에서 잇따라 정상에 올랐다.
이상화는 “올림픽 2연패 도전에 대해 부담감을 느꼈지만 다 이겨냈다”며 “올림픽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즐기면서 레이스를 펼친 게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경기를 마친 직후 눈물을 보였던 그는 “4년 전 밴쿠버 때도 그랬듯 그동안 힘들었던 순간들이 스쳐지나가며 눈물이 나왔다”며 “스피드스케이팅에 아직 많은 종목이 남았으니 앞으로도 응원해 달라”고 했다.
이상화는 지난 4년 동안 피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꿀벅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소치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기 위해 허벅지 단련에 집중했다.
지난해 여름 내내 사이클을 타고 산악코스를 8㎞씩 돌았고 보통 여자 선수보다 30여㎏ 무거운 170㎏의 역기를 들고 스쿼트 운동(앉았다 일어서는 하체 단련운동)을 했다. 그 결과 허벅지 둘레를 밴쿠버 대회 때보다 3㎝ 굵은 56㎝로 유지하고 있다.
짧은 시간 동안 폭발적인 힘을 내는 ‘무산소성 파워’는 2009년보다 4.3% 증가했다. 덕분에 가속력을 끌어올려 폭발적인 스퍼트를 자랑한다. 힘은 키우면서 몸무게를 밴쿠버 대회 때보다 3㎏ 이상 줄였다. 가벼워진 몸을 더 큰 힘으로 밀어내면서 스타트를 개선했다. 주종목이 아닌 1000m 경기에 출전하면서 근지구력도 강화했다.
500m 2연패라는 첫 번째 목표를 달성한 이상화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음 목표인 1000m에 도전한다. 이상화가 출전하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는 13일 오후 11시에 시작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