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하 한샘 회장 "한샘만의 디자인으로…가구가 아닌 공간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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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한샘
"건설사 판매비중 줄여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승승장구
'조립가구 전문' 이케아, '건자재 유통' 홈데포 결합한 글로벌 기업이 목표
원가 절감·무재고 시스템으로 이케아와 비슷한 가격대 형성"
"건설사 판매비중 줄여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승승장구
'조립가구 전문' 이케아, '건자재 유통' 홈데포 결합한 글로벌 기업이 목표
원가 절감·무재고 시스템으로 이케아와 비슷한 가격대 형성"
인터뷰 최양하 한샘 회장
최양하 한샘 회장(65·사진)은 국내 최장수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1979년 평사원으로 한샘에 입사한 그는 창업자인 조창걸 명예회장의 신뢰를 얻어 1997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2004년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2009년에 회장이 됐다. 17년째 최고경영자로 한샘을 이끌어왔다.
건설경기 침체 등 위기 속에서도 그는 한샘의 성장 궤도를 지켜냈다. 지난해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하며 외형 확대에도 성공했다. 그는 요즘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최 회장은 “가구가 아니라 공간을 파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집안 전체를 꾸밀 수 있도록 가구뿐 아니라 건자재 부문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와 미국 건자재 유통회사 홈데포를 결합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매출 1조원 돌파를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다소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유통망을 확장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케아 진출에 대응하는 각종 전략을 짠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러나 철저히 준비해온 만큼 큰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을 발판으로 더욱 열심히 달릴 것입니다.”
▷특판(건설사 대상 판매) 비중을 줄였지만 오히려 이 부문이 실적 개선에 상당한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해 특판 매출이 늘어난 게 사실입니다. 전년 대비 45% 증가한 1150억원에 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가 이런 의도치 않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특판 부문에 주력하던 기업들이 수익 악화로 특판 비중을 크게 줄였습니다. 이 때문에 대규모 물량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한샘으로 주문이 몰렸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 원칙을 갖고 있던 것도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최저입찰제를 고집하지 않았기 때문에 손실을 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앞으로도 최저입찰에 나설 생각은 없습니다. 또 특판 비중을 크게 늘리진 않을 것입니다.”
▷이케아와의 차별화 전략이 있나요.
“한샘은 한국인의 정서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을 제안할 것입니다. 이케아가 하지 않는 건자재 부문까지 진출해 소비자에게 다가설 것입니다. 이 부문에서도 직접 상담을 통해 설계하고 시공까지 할 것입니다.”
최 회장은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샘만의 디자인을 개발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도록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외부에서 능력 있는 디자이너를 발굴해 최고디자인책임자(CDO)로 스카우트하고 상품기획자(MD)도 100여명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더 젊고 색다른 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에 각종 가격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작년에 가격을 많이 낮췄지만 여전히 이케아에 비해 평균 10~15%가량 비쌉니다. 비슷한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원가를 절감하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할인을 지나치게 자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구보다 인테리어 소품 중심으로 진행해 출혈 경쟁을 피하는 동시에 집객 효과는 더욱 높일 것입니다.”
▷신년사에서 ‘품질 개선’을 거듭해서 강조했는데요.
“품질과 서비스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성장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 부분을 우선 보완하고 불량률을 현재의 10분의 1로 줄일 것입니다. 지난해 주문이 대폭 늘어났는데 시공, AS인력 보강은 다소 지연됐습니다. 이 때문에 품질 서비스에 대한 문제가 다소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품질서비스 부서를 회장 직속으로 전환해 직접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 부엌, 인테리어 등 각 부문 회의를 매주 새벽마다 열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2~3개월 내에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서비스를 갖춘 회사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합니다.”
▷최근 도입한 무재고 시스템은 무엇입니까.
“한샘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한샘이 직접 생산하는 부엌가구는 영업점에서 주문을 입력하면 공장으로 생산 지시가 바로 전달됩니다. 그리고 주문 후 4일 만에 출고되고 시공이 진행됩니다. 협력업체를 통해 납품받는 품목은 사전에 협력업체와 수요 예측을 하고 최소한의 재고만 보유하도록 한 다음 주문이 들어오면 납품하게 합니다. 무재고 시스템으로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습니다.”
▷17년째 전문경영인으로 재직할 수 있는 비결이 있습니까.
“운 좋게도 입사 이후 많은 부서를 골고루 거쳤습니다. 이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생산, 영업, 관리 등 현장 중심의 업무를 익혔기 때문에 소비자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게 됐습니다. 특정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계획은 무엇입니까.
“지난해까진 성장을 위해 달려왔습니다. 이를 위해 유통망을 확장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올해엔 품질과 서비스 수준을 보다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국내시장에선 내실을 다지는 반면 해외시장 공세를 강화할 것입니다. 특히 미국,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입니다. 올해를 글로벌 가구회사로 성장하는 원년으로 삼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건설경기 침체 등 위기 속에서도 그는 한샘의 성장 궤도를 지켜냈다. 지난해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하며 외형 확대에도 성공했다. 그는 요즘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최 회장은 “가구가 아니라 공간을 파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집안 전체를 꾸밀 수 있도록 가구뿐 아니라 건자재 부문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와 미국 건자재 유통회사 홈데포를 결합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매출 1조원 돌파를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다소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유통망을 확장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케아 진출에 대응하는 각종 전략을 짠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러나 철저히 준비해온 만큼 큰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을 발판으로 더욱 열심히 달릴 것입니다.”
▷특판(건설사 대상 판매) 비중을 줄였지만 오히려 이 부문이 실적 개선에 상당한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해 특판 매출이 늘어난 게 사실입니다. 전년 대비 45% 증가한 1150억원에 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가 이런 의도치 않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특판 부문에 주력하던 기업들이 수익 악화로 특판 비중을 크게 줄였습니다. 이 때문에 대규모 물량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한샘으로 주문이 몰렸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 원칙을 갖고 있던 것도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최저입찰제를 고집하지 않았기 때문에 손실을 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앞으로도 최저입찰에 나설 생각은 없습니다. 또 특판 비중을 크게 늘리진 않을 것입니다.”
▷이케아와의 차별화 전략이 있나요.
“한샘은 한국인의 정서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을 제안할 것입니다. 이케아가 하지 않는 건자재 부문까지 진출해 소비자에게 다가설 것입니다. 이 부문에서도 직접 상담을 통해 설계하고 시공까지 할 것입니다.”
최 회장은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샘만의 디자인을 개발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도록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외부에서 능력 있는 디자이너를 발굴해 최고디자인책임자(CDO)로 스카우트하고 상품기획자(MD)도 100여명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더 젊고 색다른 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에 각종 가격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작년에 가격을 많이 낮췄지만 여전히 이케아에 비해 평균 10~15%가량 비쌉니다. 비슷한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원가를 절감하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할인을 지나치게 자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구보다 인테리어 소품 중심으로 진행해 출혈 경쟁을 피하는 동시에 집객 효과는 더욱 높일 것입니다.”
▷신년사에서 ‘품질 개선’을 거듭해서 강조했는데요.
“품질과 서비스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성장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 부분을 우선 보완하고 불량률을 현재의 10분의 1로 줄일 것입니다. 지난해 주문이 대폭 늘어났는데 시공, AS인력 보강은 다소 지연됐습니다. 이 때문에 품질 서비스에 대한 문제가 다소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품질서비스 부서를 회장 직속으로 전환해 직접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 부엌, 인테리어 등 각 부문 회의를 매주 새벽마다 열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2~3개월 내에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서비스를 갖춘 회사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합니다.”
▷최근 도입한 무재고 시스템은 무엇입니까.
“한샘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한샘이 직접 생산하는 부엌가구는 영업점에서 주문을 입력하면 공장으로 생산 지시가 바로 전달됩니다. 그리고 주문 후 4일 만에 출고되고 시공이 진행됩니다. 협력업체를 통해 납품받는 품목은 사전에 협력업체와 수요 예측을 하고 최소한의 재고만 보유하도록 한 다음 주문이 들어오면 납품하게 합니다. 무재고 시스템으로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습니다.”
▷17년째 전문경영인으로 재직할 수 있는 비결이 있습니까.
“운 좋게도 입사 이후 많은 부서를 골고루 거쳤습니다. 이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생산, 영업, 관리 등 현장 중심의 업무를 익혔기 때문에 소비자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게 됐습니다. 특정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계획은 무엇입니까.
“지난해까진 성장을 위해 달려왔습니다. 이를 위해 유통망을 확장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올해엔 품질과 서비스 수준을 보다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국내시장에선 내실을 다지는 반면 해외시장 공세를 강화할 것입니다. 특히 미국,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입니다. 올해를 글로벌 가구회사로 성장하는 원년으로 삼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