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소외계층 청소년들의 ‘자립 역량 강화 프로젝트’에 국내 최초로 사회성과연계채권(SIB) 방식을 적용한다. 복지 사업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복지 수요 확대에 따른 예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 자본을 활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재정 집행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1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오는 18일 사회적 금융 수행기관인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와 ‘그룹홈(소외계층 청소년 5~7명을 묶어 관리인 보호 아래 거주하는 제도) 청소년 자립 역량 강화 SIB’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는다.

▶본지 2013년 12월2일자 A1, 4, 5면 참조

서울시는 그룹홈에서 생활하는 초·중·고교생 300여명 가운데 학습능력 저하와 사회성 결여로 성인이 됐을 때 기초생활수급비 등 각종 보조금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100여명을 대상으로 연내 SIB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대인관계 형성능력 향상, 기초학습능력 배양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들의 취업 가능성을 끌어올리면 가난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한 명당 최소 3억3580만원(연간 기초생활수급비 및 관련 시설 운영비 1679만원×20년)의 세금도 아낄 수 있다는 게 이 사업의 모티브가 됐다. 운영을 맡는 한국사회투자는 주요 병원 및 심리치료기관 등과 계약을 맺고 앞으로 3년간 1 대 1 상담치료와 지적능력 향상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여기에 드는 사업비는 자선단체와 민간 기업에서 투자받을 계획이다.

한국사회투자는 3년 뒤 사업 대상 청소년들의 지능지수(IQ) 상승률과 기초학습능력 지표가 목표를 달성하면 서울시로부터 원금+투자수익(3년간 8% 이상)을 받아 투자자에게 되돌려준다. 목표에 못 미치면 실패로 간주돼 투자자들은 한 푼도 못 받는다.

■ 사회성과연계채권(SIB)

SIB·Social Impact Bond.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소셜투자의 한 형태. 정책과제를 위탁받은 민간 업체가 목표를 달성하면 정부가 관련 사업비에 이자를 더해 지급하되 실패하면 1원도 주지 않는 ‘성과급’ 투자 방식이다. 민간 업체는 채권을 발행, 민간 투자자로부터 사업비를 마련한다.

오상헌/조진형/강경민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