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북했던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14일 베이징으로 귀환했다. 방북기간 북한 당국에 케네스 배 씨의 석방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방북 일정을 마치고 이날 베이징을 통해 귀국길에 오른 그레그 전 대사는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미국 측 인사의 방북을 취소한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그것(케네스 배 씨 석방문제)이 우리가 북한에 간 이유는 아니며 우리 의제도 아니었다"면서도 "그가 풀려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북한 측에) 유감과 함께 조속히 석방되기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북한당국은 최근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방북을 초청해 케네스 배 씨의 석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사흘 만에 돌연 방북 초청을 취소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이번 방북 소감에 대해서는 "이번이 6번째 방북"이라며 "매우 흥미로웠고 우리 대화는 친근했다"며 "(북한인사들과) 세 차례 좋은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좋은 만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또 "내 친구인 매클로스키는 63년 전 전투를 벌였던 북한의 '3성 장군'과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누고 다시는 싸우지 말자는 이야기를 주고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방북에 동행한 피트 매클로스키 전 미국 하원의원은 한국전 참전군인 출신이다.

인권변호사이기도 한 그는 2010년 한국전쟁 초기 충북 영동 피란민학살사건인 '노근리 사건'을 되새기기 위해 제정된 제3회 노근리평화상 인권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매클로스키 전 의원은 이번 만남에서 당시 얼마나 어린 북한군인들이 전쟁터에 나왔었는가 등을 이야기했다며 "그(북한 장성)는 당시 17살이었고 나는 23살이었다.

우리는 이번에 서로 포옹도 했다"고 말했다.

그레그 전 대사 등 4명은 북한 외무성의 초청으로 지난 10일 태평양세기연구소 대표단 자격으로 방북했다.

태평양세기연구소는 그레그 전 대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미국 비정부기구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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