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채 전문유통시장(KTS)에서 1시간51분여 동안 국채 3년물 호가접수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해 원인과 책임 소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안정성과 신뢰가 기본인 자본시장 핵심 인프라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거래소에서 지난 8개월 새 네 번의 대형 전산사고가 발생해 시장 참여자의 불신과 불안도 커지고 있다.

국채거래 시스템 오류로는 2년 만에 사고가 재발했다. 일각에선 관련 기관 간 이해 다툼으로 거래소 전산 서비스를 전담하는 자회사 코스콤이 우주하 전 사장이 작년 6월 사의를 표명한 뒤 8개월째 수장 없이 파행 운영되고 있는 점도 사고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거래소는 이날 국채 3년물 ‘13-7호’의 호가접수가 중단된 원인을 “최근 채무증권 투자매매업을 인가받은 거래원 가인가 상태인 딜러의 주문 실수” 탓으로 돌렸다. ‘13-7호’를 제외한 다른 국채 3년물을 비롯해 5년물과 10년물 국채, 환매조건부채권(Repo), 소매채권 등 다른 채권 거래에선 이상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거래소가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차세대 거래시스템 ‘엑스추어플러스’와도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선 거래소의 전산관리 능력에 대한 불신이 크다. 거래소는 2012년 2월에도 국채거래 시장에서 시스템 오류로 국채 5년물 중 일부 종목 거래가 4시간40분간 중단된 전력이 있다.

일각에선 거래소에서 줄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로 시스템 노후를 거론한다. 사고가 난 국채 3년물 매매체결 시스템은 2006년 도입된 노후 장비다. 거래소의 전산 서비스를 전담하는 자회사 코스콤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된 탓에 터진 예견된 인재라는 시각도 있다. 코스콤은 작년 11월 우 전 대표가 사표를 낸 이후 차기 수장 인선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김호영 비상임이사가 사장 직무를 대행하다 업무 권한의 한계로 지난달 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전대근 경영전략본부장을 사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계속된 대행 체제하에서 경영 공백과 그에 따른 업무기강 해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거래소의 관리 소홀 역시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코스콤의 지분 76.62%를 보유한 대주주지만 제대로 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거래소는 지난해 910억원이었던 시장시스템운영비도 올해 586억원으로 35.6%나 줄였다.

김동욱/강지연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