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 신드롬] "수량·시간·장소 등 제한…다양한 형태로 끝없이 진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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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 전문가들이 본 한정 마케팅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정판 마케팅은 수량 시간 장소 등에 한정성을 부여하는 식으로 다양하게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1997년부터 소비자학을 연구해 온 국내 소비트렌드 분석의 최고 권위자로 손꼽힌다. 최근엔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4’를 통해 ‘한정판 마케팅이 뜬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동안 대표적 리미티드 마케팅 방법은 판매 시간을 한정하는 것이었다. 위메프, 티몬 등 소셜커머스에서 특정 시간에 한정 판매를 실시하는 것도 이를 활용한 마케팅 기법이다. 장소를 한정짓는 경우도 있다. 짧은 기간 한곳에서 일시적으로 운영되다 사라지는 ‘팝업스토어’가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리미티드 마케팅이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각자 하고 싶은 말을 돌아가면서 쓰는 롤링페이퍼처럼 한정판을 물려주면서 사인을 해 또 다른 한정판으로서의 가치를 더하는 방식이나 유명 인사들의 메시지 등을 담은 한정판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정판 마케팅엔 작은 사치에 대한 욕구뿐만 아니라 시간 제한에 대한 압박과 팬덤 문화까지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홈쇼핑에서 매진 전에 서둘러 주문을 하는 것처럼 한정판에도 빨리 구매하지 않으면 영영 구할 수 없을 것이란 조바심이 크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 특정 브랜드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팬덤 문화가 결합돼 폭발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정판의 위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고(故) 법정 스님의 저서를 꼽았다. 그는 “2010년 법정 스님이 입적하시면서 책을 전부 절판하라고 하셨는데 스님의 의도와 달리 속세에 있는 소비자들은 이를 ‘한정판’처럼 받아들였다”며 “이 때문에 대한민국 출판 사상 한 저자의 책이 베스트셀러 1~8위를 휩쓸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정 스님 저서는 출판사와 재단이 합의해 연말까지 책을 찍기로 결정하자, 한정판의 의미가 사라지면서 재고가 많이 남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성장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한정판 마케팅이 가열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컨설팅업체 에이케이스의 유민영 수석 컨설턴트는 “이전엔 산업화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각 개인의 다양성보다 집단 의식이 발현되는 경우가 많았고 소비 패턴도 이를 따라갔다”며 “하지만 최근엔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는 한정판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그동안 대표적 리미티드 마케팅 방법은 판매 시간을 한정하는 것이었다. 위메프, 티몬 등 소셜커머스에서 특정 시간에 한정 판매를 실시하는 것도 이를 활용한 마케팅 기법이다. 장소를 한정짓는 경우도 있다. 짧은 기간 한곳에서 일시적으로 운영되다 사라지는 ‘팝업스토어’가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리미티드 마케팅이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각자 하고 싶은 말을 돌아가면서 쓰는 롤링페이퍼처럼 한정판을 물려주면서 사인을 해 또 다른 한정판으로서의 가치를 더하는 방식이나 유명 인사들의 메시지 등을 담은 한정판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정판 마케팅엔 작은 사치에 대한 욕구뿐만 아니라 시간 제한에 대한 압박과 팬덤 문화까지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홈쇼핑에서 매진 전에 서둘러 주문을 하는 것처럼 한정판에도 빨리 구매하지 않으면 영영 구할 수 없을 것이란 조바심이 크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 특정 브랜드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팬덤 문화가 결합돼 폭발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정판의 위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고(故) 법정 스님의 저서를 꼽았다. 그는 “2010년 법정 스님이 입적하시면서 책을 전부 절판하라고 하셨는데 스님의 의도와 달리 속세에 있는 소비자들은 이를 ‘한정판’처럼 받아들였다”며 “이 때문에 대한민국 출판 사상 한 저자의 책이 베스트셀러 1~8위를 휩쓸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정 스님 저서는 출판사와 재단이 합의해 연말까지 책을 찍기로 결정하자, 한정판의 의미가 사라지면서 재고가 많이 남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성장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한정판 마케팅이 가열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컨설팅업체 에이케이스의 유민영 수석 컨설턴트는 “이전엔 산업화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각 개인의 다양성보다 집단 의식이 발현되는 경우가 많았고 소비 패턴도 이를 따라갔다”며 “하지만 최근엔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는 한정판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