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품질평가원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최근 들어 한우와 돼지의 도매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 20% 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겨울 제철 과일인 딸기는 꽃잎 교체 시기로 접어 들며 두 번째 물량이 순조롭게 출하되고 있어 2월 평균 도매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9% 하락했다.
지난해 무(無)태풍에 수확량 늘어 비축 물량이 많아진 사과와 배도 30% 이상 가격이 하락한 상태이며 따뜻한 겨울로 인해 생산량이 급증한 채소류의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수산물도 마찬가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방사능 이슈로 주춤한 고등어, 갈치, 오징어 등 주요 수산물도 전년보다 5 ~ 15% 가량 가격이 떨어진 상태다.
한우, 돼지고기 등 축산물은 지난해 수산물의 대체재로 많은 각광을 받아 롯데마트에서 지난해 한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이상 늘었다.
한우의 가격 상승 요인은 수산물 소비를 줄인 소비자가 육류 소비를 늘린 동시에 생산량도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우 농가에서는 적정 사육두수 유지를 위해 지난해 암소 도축 물량을 늘렸으며 그 결과 암소를 포함한 전체 한우 사육두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292만 마리로 전년 같은 기간 306만 마리보다 4.1% 가량 줄었다는 것. 같은 기간 암소 사육두수는 감소폭이 더 커 5.5% 가 줄어든 117만 마리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암소 도축으로 인한 송아지 생산 감소로 올해 3월 전체 사육두수를 지난해 말보다도 줄어든 277만 마리로 전망하고 있어 한우 가격 상승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돼지도 수산물 대체 수요 증가와 지난해에 비해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르기는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산물 소비 감소의 가장 큰 수혜 육류는 돼지이며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급식업체들은 수산물 대신 값이 저렴한 돼지고기를 사용하면서 비인기 부위 품귀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돼지 사육두수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991만 마리로 1년 만에 1000만 마리 미만으로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는 2011년 구제역 이후 돼지 농가에서 입식을 크게 늘린 까닭에 사육두수가 최근 3년 사이 가장 많은 1000만 마리 이상을 유지했다.
이로 인해 농가에서도 꾸준히 모돈(어미 돼지) 감축 활동을 벌였고 이 영향으로 3월 사육 두수는 910~930만 마리로 예상되는 등 한우와 마찬가지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겨울 발생한 돼지유행설사병(PED)으로 인해 새끼 돼지가 폐사한 영향이 반영되는 올해 상반기 이후 가격 오름세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적어도 3월 초까지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한우와 돼지고기를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한우협회와 공동으로 준비되는 한우 할인 행사 외에도 3월 초 삽겹살 데이(3/3)를 맞이해 대형 행사들이 연이어 준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전국 한우협회와 함께 이달 19일부터 26일까지 1등급 냉장 한우 전 품목을 기존 판매가보다 최대 30% 할인 판매한다. 준비 물량은 400마리, 80t 가량으로 구이용으로 인기가 많은 등심의 경우 평소 행사 시기보다 20% 가량 더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권재 롯데마트 축산팀장은 “수요 증가와 생산량 감소 때문에 한우와 돼지 가격은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비자의 가격 상승 체감률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