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희 조리장, 한식은 은근한 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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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호텔 최고 요리사 - 메이필드 호텔 한정식당 봉래헌 조리장 이금희
"어머니 손맛 느끼게 해줬다"는 손님 편지에 보람 느껴
"어머니 손맛 느끼게 해줬다"는 손님 편지에 보람 느껴
“음식을 드시는 분에 대한 배려와 존중, 정성을 담아 손님에게 제공할 때 짜릿한 희열을 느낍니다.”
메이필드 호텔 한정식당 봉래헌을 진두지휘하는 이금희 조리장은 지난 26년 동안 한식의 외길을 걸어왔다. 봉래헌의 주메뉴는 고급 한정식과 전통 궁중음식. 하지만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세심함까지 느낄 수 있어 가족ㆍ상견례 모임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임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식 조리장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이 조리장의 대학 시절 전공은 양식이었다. 다들 양식 조리장이 되고 싶어 할 때 한식으로 돌아선 건 한식이 양식보다 자신의 입맛에 잘 맞았기 때문이다.
“내가 즐길 수 있는 음식을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양식당에서 일하는 여성 조리장에 대해서는 편견이 심하고 입지도 불안했어요. 그런 점이 한식을 선택하게 된 동기가 되긴 했지만 무엇보다 한식의 강렬한 중독성 때문에 한식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것 같아요.”
이 조리장이 한식 요리에 입문한 1987년만 해도 한식의 입지는 형편없었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특급호텔 한식당이 문을 닫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언젠가 한식이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모든 음식이 그렇지만 한식의 맛은 좋은 식재료에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저는 후배들에게 이걸 강조했고 저도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좋은 식재료를 얻기 위해 이 조리장은 힘든 여행을 수도 없이 다녔다. 메이필드호텔이 충남 예산의 직영 농장에서 직접 재배하는 채소를 사용하게 된 것도 이 조리장의 집념 어린 노력 덕분이다.
이 조리장이 견지하는 또 하나의 원칙은 은근한 정성이다. 한식은 센 불로 급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조리하는 음식이다. 장을 담가도 오랜 시간 정성을 기울여 숙성해야 깊은 맛이 난다. 다양한 색을 내는 한식의 특성에 맞춰 보는 즐거움까지 주어야 한식에 대한 애정이 생긴다고 이 조리장은 생각한다.
“많은 단골 손님들 중에서 특히 ‘몇 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는 편지와 꽃바구니를 보내준 손님이 생각나요. 내가 만든 음식이 고객에게 믿음과 감동을 줄 수 있어 보람되고 기쁩니다.”
이 조리장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요리는 ‘잣즙 대하냉채’다. 봉래헌 코스 메뉴 중 전채로 제공되는 잣즙 대하냉채는가평 잣의 고소함과 겨자의 톡 쏘는 매운맛, 배의 달콤함과 시원함이 어우러져 봉래헌 고객들 사이에 정평이 났다.
“젊은 후배들에게 지난 시절 어렵게 개발한 성과를 알려주고 싶어요. 가능성 있는 후배들을 키우는 재미는 맛있는 우리 음식을 먹을 때 만큼 기쁘지 않을까요?”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메이필드 호텔 한정식당 봉래헌을 진두지휘하는 이금희 조리장은 지난 26년 동안 한식의 외길을 걸어왔다. 봉래헌의 주메뉴는 고급 한정식과 전통 궁중음식. 하지만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세심함까지 느낄 수 있어 가족ㆍ상견례 모임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임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식 조리장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이 조리장의 대학 시절 전공은 양식이었다. 다들 양식 조리장이 되고 싶어 할 때 한식으로 돌아선 건 한식이 양식보다 자신의 입맛에 잘 맞았기 때문이다.
“내가 즐길 수 있는 음식을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양식당에서 일하는 여성 조리장에 대해서는 편견이 심하고 입지도 불안했어요. 그런 점이 한식을 선택하게 된 동기가 되긴 했지만 무엇보다 한식의 강렬한 중독성 때문에 한식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것 같아요.”
이 조리장이 한식 요리에 입문한 1987년만 해도 한식의 입지는 형편없었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특급호텔 한식당이 문을 닫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언젠가 한식이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모든 음식이 그렇지만 한식의 맛은 좋은 식재료에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저는 후배들에게 이걸 강조했고 저도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좋은 식재료를 얻기 위해 이 조리장은 힘든 여행을 수도 없이 다녔다. 메이필드호텔이 충남 예산의 직영 농장에서 직접 재배하는 채소를 사용하게 된 것도 이 조리장의 집념 어린 노력 덕분이다.
이 조리장이 견지하는 또 하나의 원칙은 은근한 정성이다. 한식은 센 불로 급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조리하는 음식이다. 장을 담가도 오랜 시간 정성을 기울여 숙성해야 깊은 맛이 난다. 다양한 색을 내는 한식의 특성에 맞춰 보는 즐거움까지 주어야 한식에 대한 애정이 생긴다고 이 조리장은 생각한다.
“많은 단골 손님들 중에서 특히 ‘몇 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는 편지와 꽃바구니를 보내준 손님이 생각나요. 내가 만든 음식이 고객에게 믿음과 감동을 줄 수 있어 보람되고 기쁩니다.”
이 조리장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요리는 ‘잣즙 대하냉채’다. 봉래헌 코스 메뉴 중 전채로 제공되는 잣즙 대하냉채는가평 잣의 고소함과 겨자의 톡 쏘는 매운맛, 배의 달콤함과 시원함이 어우러져 봉래헌 고객들 사이에 정평이 났다.
“젊은 후배들에게 지난 시절 어렵게 개발한 성과를 알려주고 싶어요. 가능성 있는 후배들을 키우는 재미는 맛있는 우리 음식을 먹을 때 만큼 기쁘지 않을까요?”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