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순 대표 "매니저 생활 20년…될성부른 작품 딱 보면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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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700만명 바라보는 '수상한 그녀' 제작자 전재순 대표
7백만 동원 땐 제작자 몫 65억원…배용준·김래원 발굴한 매니저 출신
"가족 생각케하는 어른들의 동화"
7백만 동원 땐 제작자 몫 65억원…배용준·김래원 발굴한 매니저 출신
"가족 생각케하는 어른들의 동화"
“어르신들이 정말 좋아해요. 할머니와 어머니, 손자까지 삼대가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모습을 보면 제 자신이 감동합니다.”
16일 관람객 680만명을 넘어선 코미디 영화 ‘수상한 그녀’ 제작자 전재순 예인플러스엔터테인먼트 대표(46·사진)는 ‘흥행 대박’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20여년간 배우 매니저 일을 하면서 현직 매니지먼트회사 대표도 겸하고 있는 전 대표는 제작자로 첫 히트작을 냈다. 이 영화 관람객이 700만명이 되면 티켓수입 253억원 중 총제작비 66억원과 배급수수료 25억원 등을 뺀 162억원이 순수익이며, 이 중 전 대표는 40% 선인 65억원을 가져간다.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전 대표를 만났다.
“부모님이 참 좋아해요. 어머니가 보면서 울더군요. 제 딸도 눈이 퉁퉁 부어서 극장문을 나왔어요. 영화가 엄마와 할머니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죠. 가족애가 더 단단해졌어요.”
영화에서는 주인공 할머니가 사진관에서 거울을 보다 스무 살 시절로 돌아가면서 소동이 일어난다. 스무 살 꽃다운 여자가 할머니 같은 패션과 파마머리를 하고, 노인네처럼 말하면서 관객을 웃긴다. “할머니 몸이 젊어진다는 설정은 일종의 어른들의 동화예요. 노인들을 위한 영화지만 칙칙하지 않고 따뜻한 판타지를 선물해요. 그게 성공 비결이지요.”
이 작품의 모태는 10년간 투자자를 찾지 못한 채 충무로를 떠돌던 신인작가의 시나리오였다. 전 대표는 4년 전 접한 이 시나리오를 사들여 다른 작가를 붙여 다시 썼다. 할머니 몸이 젊어진다는 뼈대만 남기고 다 바꿨다.
“가족이야기를 건강하게 전개하는 데 신경 썼어요. 극중에는 악인이 없어요. 고부 간 갈등은 있지만, 그것은 함께 사는 가족이면 누구나 겪는 고민이고, 애증의 표현이죠.”
좋은 시나리오를 고르는 안목은 매니저 생활에서 길러졌다고 한다. 그는 배용준, 김래원 씨를 발굴해 데뷔시킨 매니저였다. 1989년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그는 신라 연기학원 실장으로 캐스팅 일을 하던 중 영화 ‘삘구’ 연출부에서 일하던 배씨를 발견, 1994년 청소년 드라마 ‘사랑의 인사’에 주연으로 데뷔시켰다.
“정말 잘생긴 배용준은 배우가 제격이었어요. 그를 설득해 연기자로 전향시켰죠. 김래원은 고교 시절, 길거리 캐스팅했어요. 매니저로 일하면서 ‘배우’를 ‘스타’로 성공시키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매니저는 시나리오를 읽고 히트 가능성이 있는 걸 골라 배우들에게 건네줘야 한다. 20년간 시나리오를 읽다보니 ‘선수’가 됐단다.
“매니저란 직업을 사랑해요. 영화제작업에 뛰어든 것은 히트작을 내고 싶었지만 누구나 제작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어서였지요. 그동안 몇몇 드라마와 영화를 보조 제작하면서 다른 제작자들 텃세에 상처를 많이 받았거든요.”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16일 관람객 680만명을 넘어선 코미디 영화 ‘수상한 그녀’ 제작자 전재순 예인플러스엔터테인먼트 대표(46·사진)는 ‘흥행 대박’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20여년간 배우 매니저 일을 하면서 현직 매니지먼트회사 대표도 겸하고 있는 전 대표는 제작자로 첫 히트작을 냈다. 이 영화 관람객이 700만명이 되면 티켓수입 253억원 중 총제작비 66억원과 배급수수료 25억원 등을 뺀 162억원이 순수익이며, 이 중 전 대표는 40% 선인 65억원을 가져간다.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전 대표를 만났다.
“부모님이 참 좋아해요. 어머니가 보면서 울더군요. 제 딸도 눈이 퉁퉁 부어서 극장문을 나왔어요. 영화가 엄마와 할머니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죠. 가족애가 더 단단해졌어요.”
영화에서는 주인공 할머니가 사진관에서 거울을 보다 스무 살 시절로 돌아가면서 소동이 일어난다. 스무 살 꽃다운 여자가 할머니 같은 패션과 파마머리를 하고, 노인네처럼 말하면서 관객을 웃긴다. “할머니 몸이 젊어진다는 설정은 일종의 어른들의 동화예요. 노인들을 위한 영화지만 칙칙하지 않고 따뜻한 판타지를 선물해요. 그게 성공 비결이지요.”
이 작품의 모태는 10년간 투자자를 찾지 못한 채 충무로를 떠돌던 신인작가의 시나리오였다. 전 대표는 4년 전 접한 이 시나리오를 사들여 다른 작가를 붙여 다시 썼다. 할머니 몸이 젊어진다는 뼈대만 남기고 다 바꿨다.
“가족이야기를 건강하게 전개하는 데 신경 썼어요. 극중에는 악인이 없어요. 고부 간 갈등은 있지만, 그것은 함께 사는 가족이면 누구나 겪는 고민이고, 애증의 표현이죠.”
좋은 시나리오를 고르는 안목은 매니저 생활에서 길러졌다고 한다. 그는 배용준, 김래원 씨를 발굴해 데뷔시킨 매니저였다. 1989년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그는 신라 연기학원 실장으로 캐스팅 일을 하던 중 영화 ‘삘구’ 연출부에서 일하던 배씨를 발견, 1994년 청소년 드라마 ‘사랑의 인사’에 주연으로 데뷔시켰다.
“정말 잘생긴 배용준은 배우가 제격이었어요. 그를 설득해 연기자로 전향시켰죠. 김래원은 고교 시절, 길거리 캐스팅했어요. 매니저로 일하면서 ‘배우’를 ‘스타’로 성공시키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매니저는 시나리오를 읽고 히트 가능성이 있는 걸 골라 배우들에게 건네줘야 한다. 20년간 시나리오를 읽다보니 ‘선수’가 됐단다.
“매니저란 직업을 사랑해요. 영화제작업에 뛰어든 것은 히트작을 내고 싶었지만 누구나 제작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어서였지요. 그동안 몇몇 드라마와 영화를 보조 제작하면서 다른 제작자들 텃세에 상처를 많이 받았거든요.”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