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1일 추락한 GOCE위성 /esa홈페이지 캡처
2013년 11월 11일 추락한 GOCE위성 /esa홈페이지 캡처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러시아에서 오래 전 쏘아올린 ‘정체불명의’ 위성이 한국시간 오늘 2월 17일 (미국 현지시간 2월 16일 일요일) 지구에 추락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방송사 폭스뉴스는 이날 “러시아의 관영통신 리아 노보스티가 군 관계자의 말을 빌어 ‘용도 폐기된 러시아의 코스모스-1220 위성이 일요일 (16일) 대기권에 재진입 (지상 추락)할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자사 인터넷을 통해 밝혔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위성의 대부분은 대기권을 지나는 과정에서 불에 타 없어지겠지만 일부 잔해가 지구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과학자들은 현재 추락지점에 대해서는 태평양 상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으나 이에 대한 확신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알렉세이 조로투킨 러시아 우주군 대변인 조차 현지 언론에 "지구와 충돌하는 정확한 시간과 장소는 외적 요인들로 인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하는 까닭입니다. 한국천문연구원측은 관련해 “위성이 떨어지는 정확한 시각과 장소에 대해서는 추락 1~2 시간 전에야 비로소 분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때문에 이 위성의 잔해가 각종 변수로 인해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미국 언론 등에서 대두되는 실정입니다. 특히 추락이 예상되는 코스모스 1220 위성에 대해서는 발사시기, 수명, 무게, 원래 돌던 궤도 등 정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형편입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우주 물체의 지상 추락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오던 미래창조과학부 조차 이 위성의 추락과 관련해 언급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앞서 한국천문연구원 등과 함께 지난해 11월 11일 지상에 추락한 유럽우주청의 ‘지구중력장 해양순환 탐사위성’ (GOCE=Gravity Field and Steady-State Ocean Circulation Explorer)의 상황을 5일 전 부터 알렸습니다. 또 2013년 1월 28일 오전 11시 13분±1시간, 러시아 군사 위성 '코스모스 1484‘의 추락 상황을 1주일 전부터 파악해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그렇다면 우주 궤도를 돌던 위성은 왜 추락할까? 또 이에 사람이 맞을 확률은 어떨까? 한국천문연구원은 지난해 이른바 ‘빼빼로데이 (11월 11일)’에 지상에 떨어진 유럽우주청의 GOCE 위성의 추락과 관련해 자료를 통해 이유를 소개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추락 위성에 사람이 맞을 확률은 거의 없다는 게 정설입니다. 그 확률이 1조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2013년 1월 추락한 러시아 코스모스 1484위성/한국천문연구원 제공
2013년 1월 추락한 러시아 코스모스 1484위성/한국천문연구원 제공

★GOCE위성 언제 추락할까? “GOCE위성은 연료수명을 다했으며 2013년 11월초 현재 고도 205 x 210 km인 타원궤도를 돌고 있으며 지구 중력과 대기마찰에 의해 하루 평균 10~20km씩 고도가 낮아지고 있다. 추락 예상 시기는 11월 10일에서 12일 사이. 정확한 추락 장소는 현재로선 파악할 수 없다.”

★위성 파편이 지구에 떨어질 위험성은? “GOCE위성은 총중량 1.077톤. 우주선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공기 분자와 마찰로 인해 대부분 타버린다. 그러나 지구 귀환캡슐 등 열에 강한 파편은 다 타지 않고 지구표면에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우주청은 "20~30개 조각이 지표면에 이를 것으로 보지만 피해 가능성은 극히 낮은 편"이라고 밝혔다.”

★최근 추락한 주요 위성들과 비교하면? “-2011.09=미국 UARS위성 태평양 해상으로 추락-2011.10=독일 뢴트겐위성 수마트라섬 인도양으로 추락 -2012.01=러시아 화성탐사선(포브스-그룬트) 태평양 해상으로 추락 -2013.01=러시아 코스모스 1484위성 북미대륙으로 추락.

GOCE위성은 임무를 정상적으로 끝내고 재진입하는 위성이다. 2012년 1월 추락한 포보스-그룬트의 경우 목표 궤도 진입에 실패해 연료를 다량으로 포함한 채 추락했다.그 전에 추락한 UARS나 뢴트겐 위성은 추락할 때 지상으로 떨어질 잔해물 크기에서 문제점이 부각됐다.

그러나 GOCE위성은 앞선 추락 위성들보다 위험성이 다소 낮다는 분석이다. 이 위성은 이미 연료를 모두 소모했다. 또 위성체를 구성한 부품 가운데 초대형 거울같은 것을 갖고 있지 않다. 위성 크기도 상대적으로 작은 편. 때문에 추락에 따른 위험도는 낮다는 평가이다.“

★인공위성이 지구로 떨어지는 이유는? “자동차나 비행기처럼 인공위성이나 우주잔해물도 공기의 저항을 겪는다. 물론 우주물체가 궤도상에서 ‘느끼는’ 저항은 우리가 지상에서 경험하는 것보다 훨씬 작다. 하지만 오랜 시간 누적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대기권에 진입한 잔해물은 공기 저항 때문에 추락한다. 추락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잔해물의 특성과 고도에 따라 수주에서 수년까지 넓다. 특히 고궤도위성의 경우 수백에서 수천 년 동안 궤도에 머문다. 위성이나 잔해물의 일부는 추진시스템을 갖고 있어 이를 이용해 통제 가능한 상태로 추락시킬 수도 있다.“

★위성이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산산조각 나는 이유는?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우주잔해물은 고속으로 움직이며 높은 온도로 상승한다. 재진입 시점에 이르면 총알의 10~20 배가량 빠른 속도를 낸다. 이 때 잔해물은 한계점에 도달한다. 추락 위성의 주요 구조체는 용융점을 넘어서 작동을 멈춘다. 극단적인 경우 탱크속 연료나 고압가스는 폭발한다.

어떤 경우든 우주잔해물이 해체되는 고도는 74~ 83km 사이. 우주잔해물은 공기저항과 고열에 의해 몇 개 조각으로 나눠지고 뒤이어 더 작은 파편으로 분해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연소되지 않은 조각들은 낙하속도가 떨어지고 열이 식으며 땅에 떨어진다.“

★실제로 땅에 떨어진 위성이 있나? “현재까지 50개 이상 우주잔해물이 수거됐다. 예컨대 1997년 델타로켓의 2단은 낙하한 뒤 4개 잔해물을 남겼다. 250kg 스테인리스스틸 탱크, 30kg 고압구, 45kg 추진실, 작은 부품조각이다.”

★얼마나 많은 파편이 살아남나? “일반적으로 전체 위성무게의 10~40%정도가 땅에 떨어진다.하지만 파편은 위성의 재료 구조 모양 크기 무게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스테인리스스틸이나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텅 빈 연료탱크는 용융점이 높아 대부분 살아남는다. 반대로 알루미늄과 같은 용융점이 낮은 부품은 땅에 떨어질 가능성이 낮다.”

★어디에 떨어질지 알 수 있을까? “폐기위성 또는 우주잔해물이 어디에 떨어질지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고열과 고압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파편은 넓은 지역에 걸쳐 뿌려진다. 때문에 같은 부품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일 지라도 발견되는 장소가 크게 다를 수 있다.

과거 델타로켓이 추락했을 때 땅에 떨어진 4개 고압구 가운데 하나는 미국 텍사스에서, 또 다른 하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발견됐다. 우주잔해물 대기권 재진입 시각 예측에선 ±10%의 오차가 존재한다는 것이 통설.

낙하 중인 잔해물의 운동속도가 초속 7km 보다 빠르다는 것과 마지막 궤도를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90분 내외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예측시간에 관한 오차는 ±9분이다. 이를 거리로 바꾸면 약 7000km.“

★땅에 떨어질 때 속도는? “일반적으로 폐기위성이나 로켓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파편은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추락한다. 종이가 납덩어리 보다 천천히 떨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가벼운 게 무거운 것보다 추락 속도로 보면 느린 편.

땅과 충돌하는 속도는 가벼운 파편인 경우 시속 30km에서 무거운 건 시속 300km에 이른다. 바람이 불면 가벼운 조각은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이에 따라 떨어지는 파편을 수거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

★낙하에 의한 피해는? “우주잔해물이 떨어져 발생할 수 인명 피해는 극히 낮은 수준이란 평가다. 사람이 우주 잔해물에 맞아 다칠 확률은 1조분의 1로 분석된다. 지난 40년 동안 5400톤 이상의 물질이 대기권 재진입 이후 땅에 떨어진 것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은 없다는 보고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