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리스트·쇼팽 연결고리 푼다
쇼팽 탄생 200주년이었던 2010년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러시아 피아니스트 율리아나 아브제예바(29·사진)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오는 2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열 예정. 슈베르트의 ‘세 개의 피아노 모음곡’과 리스트의 ‘순례의 해 2년:이탈리아’ 중 제7곡 ‘단테를 읽고’를 들려준다. 쇼팽 콩쿠르 우승자답게 쇼팽의 24개 프렐류드(전주곡)도 연주곡 목록에 포함됐다.

아브제예바는 ‘피아노의 여제(女帝)’로 불리는 마르타 아르헤리치 이후 45년 만에 처음으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여성 연주자다. 이메일을 통해 만난 그는 “친구인 피아니스트 윤홍천에게 한국 청중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의 연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쇼팽의 음악에는 명확한 구조와 즉흥적 순간이 섞여 있어 특별해요. 저의 감정과 이해라는 ‘프리즘’을 통해 쇼팽의 음악을 투과시켜 소화하려고 합니다. 그동안의 경험과 흥미로운 음악적 여정을 통해 얻은 것을 청중과 나누는 것이 저의 목표예요.”

이번에 연주하는 슈베르트, 리스트, 쇼팽에 대해선 “이들 사이에는 음악의 연결고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피아노가 사람의 목소리처럼 노래하는 악기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장 먼저 발견한 작곡가들이라는 것. 세 곡 모두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졌지만 동시대 작품으로 보이지 않을 만큼 전혀 다르다는 것도 매력적이란 설명이다. 쇼팽이 24개 프렐류드의 대부분을 작곡했던 스페인 마요르카 섬을 2011년 방문했던 이야기도 들려줬다.

“쇼팽은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만들었어요. 저도 비슷한 환경을 느끼고 싶어 섬을 찾았죠. 쇼팽은 짧은 전주곡에 가장 강력한 표현을 담았어요. 음표 하나하나를 모아 완벽한 문장을 만들었고요. 쇼팽의 세계에 가까이 다가가는 연주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2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만5000~7만5000원. (02)2658-3546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