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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는 끝났다. ‘피겨 여왕’ 김연아(24·사진)의 두 번째 대관식이 20일(한국시간) 막을 올린다. 김연아는 이날 오전 2시24분께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리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다. 전체 30명 가운데 17번째, 3조 다섯 번째로 빙판에 올라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이어 21일 새벽 프리스케이팅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김연아, 넘볼 수 없는 '필살기'로 기선 잡는다

○역대 세 번째 올림픽 2연패 도전

김연아에게 이번 대회는 선수로서 마지막 무대다.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합계 228.56점의 역대 여자 싱글 최고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김연아가 소치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 소냐 헤니(노르웨이), 카타리나 비트(독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올림픽 2연패의 금자탑을 세우게 된다.

김연아는 지난 13일 소치에 입성한 이후 ‘금빛 연기’를 위한 조율을 마쳤다. 14일 연습을 시작으로 16일과 17일엔 연습링크에서 각각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완벽하게 펼치며 최상의 컨디션을 뽐냈다.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앞둔 18일 메인링크에서도 실전에서 수행할 점프를 모두 깔끔하게 성공했다.

○정확한 점프·풍부한 표현력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은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소치 동계올림픽의 ‘절정’이다. 김연아와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24·일본)의 대결구도에 러시아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입은 신예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가 급부상하며 3파전이 예상된다.

올림픽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김연아는 더욱 강해졌다. ‘교과서’라고 불리는 정확한 점프와 풍부한 표현력은 경쟁자들이 따라오기엔 버겁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트리플러츠-트리플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 점수 10.10)로 시작한다. 김연아의 점프는 높이 60㎝, 비거리 7.6m에 달해 같은 기술을 구사하는 리프니츠카야보다 20㎝ 높고, 2.6m 멀다. 가산점을 챙겨 상대를 압도한다. 큰 무대에서 떨지 않는 ‘강심장’도 강점이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마지막 5조에서 뛰는 경쟁자들보다 앞서 연기하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낸다면 상대를 더욱 압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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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만 없다면 금메달”

피겨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며 러시아의 스타로 떠오른 리프니츠카야도 모스크바에서 훈련을 마치고 18일 소치로 들어왔다. 체조선수 출신답게 유연하고 빠른 몸놀림으로 최고난도 스핀을 구사한다. 하지만 그의 트리플러츠는 잘못된 날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일 정도로 기술의 정확성이 떨어진다.

아사다의 장기인 트리플악셀(3회전 반 점프)은 양날의 칼이다. 아사다는 단일 점프 가운데 가장 높은 기본 점수(8.5점)가 배정되는 트리플악셀을 여자 싱글 선수로는 유일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 한 번도 완벽하게 수행한 적이 없을 정도로 성공률이 떨어져 불안하다.

전문가들은 김연아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여자 피겨 싱글 금메달리스트 크리스티 야마구치(43·미국)는 “올림픽 챔피언을 물리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김연아가 실수해야 리프니츠카야가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