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 도중 지붕이 무너져 대학생 등 10명이 사망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사고 현장에서 경찰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 도중 지붕이 무너져 대학생 등 10명이 사망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사고 현장에서 경찰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참사는 안전보다는 비용을 고려해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로 지은 가건물에 유례없이 폭설이 내렸지만 사전 조치를 취하지 않아 비롯된 인재라는 지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희생자 유족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고 원인의 철저한 수사와 함께 눈이 많이 온 동해안 지역의 다중이용 시설물에 대해 안전점검을 다시 한번 실시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부실 시공과 안전 불감증이 가져온 인재

1주째 눈 148t 지붕에 쌓였는데도 방치…여전한 '안전불감증'
이번 사고는 사망 10명, 중상 2명, 경상 23명 등 모두 115명의 사상자를 낸 대형 참사다. 1주일째 148t의 눈이 쌓인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면적 1205㎡, 높이 10m)은 천장과 지붕이 그대로 내려앉았다. 건축구조 전문가들은 수백여명이 사용하는 강당의 외벽과 지붕을 철골 구조로 만든 뒤 주변을 샌드위치 패널로 덧대는 ‘PEB공법’으로 지은 것이 화를 키운 근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공법은 건물 가운데 기둥을 세우는 ‘에이치빔 공법’과 달리 기둥 없이 건물 건축이 가능하고 비용이 저렴한 이점이 있지만 안전에는 취약하다.

문제의 강당은 2009년 6월 경주시에서 공사 허가를 받은 지 불과 두 달보름 만에 완공했다. 지난 11일 폭설로 공장 지붕이 무너져내린 울산 북구 일대 자동차 부품공장 3곳도 이 리조트와 같은 PEB공법으로 지어졌다. 강당의 구조적인 문제 등 부실 시공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적설하중계수 지역에 맞게 조정해야

건물 준공허가를 받을 때는 국토교통부가 평년 적설량을 통계로 지역마다 정한 적설하중계수를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울산, 경주, 대구 지역의 경우 평년 적설량이 적다 보니 허가 기준이 낮아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와 경주·포항의 경우 적설하중계수는 기본인 0.5kN/㎡로 건축물이 ㎡당 50㎏의 눈 무게를 견디도록 설계한다. 하지만 내린 눈이 녹은 뒤 다시 쌓이면 무게는 4~5배로 늘어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구·경주·포항·울산 등의 제조업과 자동차 부품업체 등 3240곳 가운데 2950곳이 눈 하중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물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과 협의해 보상하기로

부산외대 측은 “다친 학생들에게 보험금 지급과 함께 별도의 보상을 할 예정”이라며 “사고가 완전히 수습되는 대로 유족들과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학은 재학생이 학교 공식행사나 학생활동을 하다 사망한 경우 한 사람당 최대 1억원, 다친 경우 최대 300만원을 지급하는 상해보험에 가입했지만 총 보상금 지급 한도가 5억원으로 이번 사고는 보험금만으로는 보상할 수 없다. 이 대학 변기찬 국제교류처장은 “보험사와 협의해 보상문제가 잘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계열사가 리조트를 운영해온 코오롱그룹은 18일 이웅열 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한 데 이어 안병덕 (주)코오롱 사장을 본부장으로 한 사고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편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강원도에서 계획했던 동덕여대가 행사를 취소하는 등 중앙대 동국대 서울대 등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주=하인식/김태현/홍선표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