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드보르자크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티나 G장조'
체코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자크는 놀랄 만큼 소박한 품성의 소유자였다. 나이 든 다음에도 기차역에 나가 플랫폼을 지나치는 기차들을 바라보는 것이 취미였는데 멀리서 소리만 듣고도 기차 모델을 맞힐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건 초등학생 혹은 기껏해야 중학생까지나 어울리는 취미 아닌가. 그만큼 드보르자크는 평생 소년이었던 것이다.

뉴욕에 체류하던 1893년에 작곡한 바이올린 소나티나는 그의 천품을 잘 보여주는 예다. 이미 세계적 작곡가로 인정받아 뉴욕 음악원장으로 초대돼 간 것이었고 나이는 이미 50세가 훌쩍 넘었지만 이 곡은 대가의 초기작을 연상시킨다.

전체 4악장인데도 연주 시간은 약 18분에 불과하고, 아기자기한 선율을 간결한 구조 속에 녹여놓았다. 아직 10대에 불과한 자신의 두 아이를 위해 이 곡을 작곡했다지만 작곡자 자신의 취향이기도 하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