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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3000m 계주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대표팀은 4년 전 밴쿠버 동계올림픽 ‘노골드’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서 나온 첫 금메달이자 한국 선수단 네 번째 메달이다.

박승희(22·화성시청) 심석희(17·세화여고) 조해리(28·고양시청) 김아랑(19·전주제일고) 공상정(18·유봉여고)으로 구성된 여자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3000m 계주 결승에 출전해 4분09초498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은메달은 캐나다, 동메달은 이탈리아의 몫이었다. 한국과 끝까지 선두 경쟁을 펼친 중국은 2위로 들어왔지만 반칙을 저질러 실격당했다.

완벽한 팀워크의 승리였다. 네 선수는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레이스를 이끌었고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박승희가 첫 번째 주자로 출발한 여자 대표팀은 초반 선두로 나섰다. 캐나다와 중국, 이탈리아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16바퀴 남긴 상황에서 선두를 넘겨준 대표팀은 13바퀴를 남기고 3위로 내려앉기도 했다.
< 활짝 핀 웃음꽃 > 1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우승한 한국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플라워 세리머니 후 활짝 웃고 있다. 앞줄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해리, 김아랑, 심석희, 박승희, 공상정 선수. 연합뉴스
< 활짝 핀 웃음꽃 > 1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우승한 한국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플라워 세리머니 후 활짝 웃고 있다. 앞줄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해리, 김아랑, 심석희, 박승희, 공상정 선수. 연합뉴스
3000m 계주 세계랭킹 1위인 한국의 저력은 경기 후반에 빛을 발했다. 11바퀴 남긴 상황에서 2위로 올라간 한국은 마지막 바퀴까지 중국의 뒤를 쫓으며 역전의 기회를 노렸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심석희는 반바퀴를 남긴 코너에서 중국의 리젠루를 바깥쪽으로 추월하며 1위로 들어왔다.

폭발적인 스퍼트로 막판 역전을 이뤄낸 심석희는 경기를 마치고 “할 수 있다고 준비하고 나갔다”며 “우승을 확정지으니 정말 소름 끼칠 정도로 행복했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이번 금메달은 4년 전 계주에서 아쉬운 패배를 씻어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박승희, 조해리, 이은별, 김민정으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김민정이 순린린(중국)의 진로를 방해했다며 심판진이 한국을 실격시켰다. 소치에선 중국과 한국의 입장이 뒤바뀌었고,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이 종목에서 올림픽 4연패를 달성했던 한국은 끊어졌던 금맥을 다시 이었다. 박승희는 “4년 전 빼앗겼던 금메달을 가져온 기분”이라며 기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