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세상을 바꾼다] '사물간 전용도로' 통신산업 각광…반도체·센서, 수십배 성장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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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뜨는 산업, 지는 산업
통신사엔 IT기기가 잠재고객
5년후 데이터 트래픽 11배 증가
HW서 SW로 무게중심 이동
원격진료·스마트카 등 확산으로
운전기사 등 일자리 잃을 수도
통신사엔 IT기기가 잠재고객
5년후 데이터 트래픽 11배 증가
HW서 SW로 무게중심 이동
원격진료·스마트카 등 확산으로
운전기사 등 일자리 잃을 수도
이탈리아 보험사인 게네랄리세구로. 이 회사는 작년 9월 세계 최초로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자동차보험 상품을 선보였다. 차량에 감지 센서를 달아 운전자의 운전 습관과 운행 정보를 집계해 보험료를 책정하는 상품이었다. 3개월마다 데이터를 분석해 보험료를 할인해줘 가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게네랄리세구로의 성공을 도와준 곳은 이탈리아 통신사인 텔레포니카였다. 텔레포니카가 운전자의 정보를 모을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으면 게네랄리세구로는 이런 상품을 낼 수 없었다.
윤미영 한국정보화진흥원 연구원은 “사물인터넷을 보험에 적용해 교통사고율을 줄이고 보험료도 내린 사례”라며 “사물인터넷을 다른 분야에 접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라고 평가했다.
99%의 세계가 통신사의 잠재 고객
전문가들은 텔레포니카처럼 통신업종을 사물인터넷 시대의 최대 수혜주로 꼽고 있다. 어떤 산업군에서든 사물인터넷을 활용하려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망을 깔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유선전화나 인터넷으로 이어주던 1차 디지털 시대와 2000년대 이후 사람과 사물을 모바일로 연결한 2차 디지털 시대에도 통신업체들은 각광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방대한 일감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현재 1조5000억개의 정보기술(IT) 기기가 있는데 이 중 서로 연결돼 있는 기기는 100억개. 전체 IT 기기 중 0.6%만이 서로 연결돼 있고 99.4%가 단절돼 있다. 통신업체 입장에서는 IT 기기 100대 중 99대가 잠재 고객인 셈이다.
3차 디지털 시대로 전환하는 사업은 규모 면에서도 거대 프로젝트다. 사물 간의 전용도로를 만드는 작업은 1차 디지털 시대나 2차 디지털 시대와 비교해 그 규모가 천문학적이다. 시스코는 사물인터넷 확산으로 2018년에 세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양이 2013년보다 11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 수치로는 190엑사바이트(EB)를 제시했다. 190EB는 1900억기가바이트(GB)로 2000년 한 해 동안 세계에서 쓴 유·무선 트래픽의 190배 이상이다. 무려 4조개의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트래픽과 맞먹는 양이다.
이런 정보량을 견디려면 현재의 4G망에서 5G망으로 옮겨 타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되면 가장 먼저 통신 네트워크와 장비 업체들이 뜰 것”(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칩과 센서는 전 세계가 무대
통신업체 못지 않게 주목받는 업종은 반도체다.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되려면 IT 기기에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센서와 칩을 달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치면 대화할 수 있는 입과 귀가 있어야 하고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뇌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통신서비스 업체들은 국가나 대륙별로 업권이 한정돼 있는 데 반해 반도체 회사들은 전 세계를 무대로 한다는 점에서 더 위력적이다.
2003년 세계 인구의 8%에 그쳤던 인터넷 연결 기기 수는 2008년 세계 인구 수를 추월한 데 이어 2013년에 125억개로 급증했다. 이 속도대로라면 2020년에는 500억개로 늘어날 것으로 시스코는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메모리반도체와 센서 수는 이보다 수십배에 이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의 무게중심이 점차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에는 디바이스와 네트워크가 주목받겠지만 사물인터넷이 확산될수록 사람과 사물을 이어주는 기술과 애플리케이션(앱)을 보유한 플랫폼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플랫폼이 일찍 구축되면 스마트홈과 스마트카, 스마트병원 등이 좀 더 빨리 현실화될 수 있다. 교육과 헬스케어, 금융, 교통 등에 사물인터넷이 적용되면 기기가 해당 분야에서 사람이 해온 일들을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카가 보급되면 대리운전 기사와 교통경찰이 사라지고, 원격진료가 확대되면 상당수 병원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장진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사물 간의 정보 이동을 실질적으로 제어하는 앱이 사물인터넷의 중심을 차지하고 전통적인 일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사물인터넷 플랫폼
사물 간에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물적 기반인 통신 네트워크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운영체제. 사물 간의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 표준과 각종 애플리케이션이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게네랄리세구로의 성공을 도와준 곳은 이탈리아 통신사인 텔레포니카였다. 텔레포니카가 운전자의 정보를 모을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으면 게네랄리세구로는 이런 상품을 낼 수 없었다.
윤미영 한국정보화진흥원 연구원은 “사물인터넷을 보험에 적용해 교통사고율을 줄이고 보험료도 내린 사례”라며 “사물인터넷을 다른 분야에 접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라고 평가했다.
99%의 세계가 통신사의 잠재 고객
전문가들은 텔레포니카처럼 통신업종을 사물인터넷 시대의 최대 수혜주로 꼽고 있다. 어떤 산업군에서든 사물인터넷을 활용하려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망을 깔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유선전화나 인터넷으로 이어주던 1차 디지털 시대와 2000년대 이후 사람과 사물을 모바일로 연결한 2차 디지털 시대에도 통신업체들은 각광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방대한 일감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현재 1조5000억개의 정보기술(IT) 기기가 있는데 이 중 서로 연결돼 있는 기기는 100억개. 전체 IT 기기 중 0.6%만이 서로 연결돼 있고 99.4%가 단절돼 있다. 통신업체 입장에서는 IT 기기 100대 중 99대가 잠재 고객인 셈이다.
3차 디지털 시대로 전환하는 사업은 규모 면에서도 거대 프로젝트다. 사물 간의 전용도로를 만드는 작업은 1차 디지털 시대나 2차 디지털 시대와 비교해 그 규모가 천문학적이다. 시스코는 사물인터넷 확산으로 2018년에 세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양이 2013년보다 11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 수치로는 190엑사바이트(EB)를 제시했다. 190EB는 1900억기가바이트(GB)로 2000년 한 해 동안 세계에서 쓴 유·무선 트래픽의 190배 이상이다. 무려 4조개의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트래픽과 맞먹는 양이다.
이런 정보량을 견디려면 현재의 4G망에서 5G망으로 옮겨 타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되면 가장 먼저 통신 네트워크와 장비 업체들이 뜰 것”(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칩과 센서는 전 세계가 무대
통신업체 못지 않게 주목받는 업종은 반도체다.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되려면 IT 기기에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센서와 칩을 달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치면 대화할 수 있는 입과 귀가 있어야 하고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뇌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통신서비스 업체들은 국가나 대륙별로 업권이 한정돼 있는 데 반해 반도체 회사들은 전 세계를 무대로 한다는 점에서 더 위력적이다.
2003년 세계 인구의 8%에 그쳤던 인터넷 연결 기기 수는 2008년 세계 인구 수를 추월한 데 이어 2013년에 125억개로 급증했다. 이 속도대로라면 2020년에는 500억개로 늘어날 것으로 시스코는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메모리반도체와 센서 수는 이보다 수십배에 이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의 무게중심이 점차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에는 디바이스와 네트워크가 주목받겠지만 사물인터넷이 확산될수록 사람과 사물을 이어주는 기술과 애플리케이션(앱)을 보유한 플랫폼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플랫폼이 일찍 구축되면 스마트홈과 스마트카, 스마트병원 등이 좀 더 빨리 현실화될 수 있다. 교육과 헬스케어, 금융, 교통 등에 사물인터넷이 적용되면 기기가 해당 분야에서 사람이 해온 일들을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카가 보급되면 대리운전 기사와 교통경찰이 사라지고, 원격진료가 확대되면 상당수 병원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장진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사물 간의 정보 이동을 실질적으로 제어하는 앱이 사물인터넷의 중심을 차지하고 전통적인 일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사물인터넷 플랫폼
사물 간에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물적 기반인 통신 네트워크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운영체제. 사물 간의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 표준과 각종 애플리케이션이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