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뮤지컬 '新春 삼국지'…뭘 볼까
‘공동경비구역 JSA’ ‘셜록홈즈2:블러디 게임’ ‘프랑켄슈타인’ 등 창작 뮤지컬계가 주목하는 신작 세 편이 새봄 무대에 잇따라 오른다. 작품 규모와 준비 기간, 출연·제작진 등을 놓고 볼 때 현재 국내 뮤지컬 공연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해외 라이선스·외국 투어 대작들과 겨룰 만하다는 기대를 모으는 작품들이다.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창작 신작에 목말라하는 뮤지컬 팬들의 기대도 크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박상연 작가가 1997년 발표한 소설 ‘DMZ’를 뮤지컬로 만들었다. 같은 소설을 각색한 박찬욱 감독, 이병헌 송강호 이영애 주연의 동명 영화에 비해 원작을 충실하게 무대화한다. 영화에서 이영애가 연기한 소피 소령 대신 소설에 나오는 ‘지그 베르사미’라는 이름의 스위스 소령이 공동경비구역에서 발생한 총격 살인 사건을 파헤친다. 영화에서 생략됐던 베르사미 소령의 과거도 뮤지컬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최성신 연출가는 “영화가 남북 병사 간 인간적 유대와 금기된 우정에 초점을 맞춰 ‘누가 총을 쏘았는가’에 초점을 맞춘 데 비해 뮤지컬은 세대로 이어지는 냉전 이데올로기의 비극에 핵심을 두고 ‘왜 총을 쏘았는가’를 밀도있게 그린다”고 설명했다. 베테랑 작가인 이희준이 쓴 대본과 가사에 신예 작곡가 맹성연이 음악을 입혔다. 이정열 이석준 임현수 정상윤 강정우 최명경 이기섭 임철수 등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오는 27일~4월27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5만~6만5000원.

‘셜록홈즈2:블러디 게임’은 제작사 ‘레히’가 시즌제 뮤지컬을 표방하며 2011년 선보인 ‘셜록홈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시즌1’ 격인 ‘앤더슨가의 비밀’은 홈즈를 괴짜로 설정하고, 왓슨을 여자로 바꾸는 등 새롭게 창조한 캐릭터에 탄탄한 구성과 음악, 빠른 전개 등으로 그해 주요 뮤지컬상을 휩쓸었다. 시즌1의 캐릭터와 요소를 그대로 살리는 ‘블러디 게임’은 ‘살인마 잭’의 연쇄 살인사건을 쫓는 홈즈의 추적 과정을 스릴러 형식으로 보여준다.

노우성 연출가는 “시즌2는 셜록 홈즈가 범행을 막고 범인을 잡는 과정을 치밀하게 보여준다”며 “회전무대와 영상을 사용해 긴장감과 속도감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이 대본을 쓰고 최종윤이 작곡했다. ‘초대 홈즈’인 송용진 김도현이 셜록 홈즈로 번갈아 활약하고 이영미가 왓슨, 윤형렬이 경찰 클라이브를 맡는다. 내달 1~30일 BBC아트센터 BBC홀, 5만5000~9만9000원.

‘프랑켄슈타인’은 충무아트홀이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아 2년여간 준비하고 4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들여 선보이는 야심작이다. 영국 작가 메리 셜리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신이 되려고 했던 인간과 그 인간을 동경했던 피조물의 이야기를 뮤지컬화했다.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왕용범 연출가는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 낸 괴물이 인간 자체보다 인간의 사회를 느끼면서 그 안에서 존재감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모차르트’ ‘삼총사’ ‘잭더리퍼’ 등의 음악감독을 맡았던 이성준이 곡을 만들었다. 유준상 류정한 이건명 박은태 한지상 등 내로라하는 뮤지컬 배우들이 연기 대결을 펼친다. 3월18일~5월11일 충무아트홀 대극장, 6만~13만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