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흥행 카드’로 꼽히는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의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빅매치’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현 시장(민주당)과 두 후보 간 가상대결 지지도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것도 출마를 서두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김황식 전 총리
김황식 전 총리
김 전 총리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법학전문대학원의 본인 연구실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서울시장 출마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 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부상한 뒤 가장 적극적으로 ‘출마’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김 전 총리는 당초 4월로 예고한 귀국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는 “3월10일께 스탠퍼드대에서 남북관계 등 동북아시아 정세에 관한 특강을 한 뒤 적절한 시점에 일단 귀국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3월 중순 귀국,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 전 총리의 경선 라이벌인 7선의 정 의원 역시 최근 출마를 굳혀가는 모양새다. 정 의원은 그동안 수차례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데다 최근에는 일요일에도 등산 등을 통해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확대하며 출마를 위한 정지 작업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정몽준 의원
정몽준 의원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 뒤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20일부터 23일까지) 중국을 갔다 와서 말하겠다”고 답했다. 정 의원이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방문을 마치고 이르면 이달말께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권 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 의원과 김 전 총리가 지지율에서 박 시장을 턱밑까지 추격한 점에 고무돼 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둘의 출마와 경선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 측 후보를 포함한 3자 가상대결에서 정 의원과 박 시장 간 지지율 격차는 1.9%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역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둘의 지지율 격차는 의미가 없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 전 총리도 박 시장과의 지지율 차이가 3.1%포인트까지 좁혀져 정 의원 못지 않은 서울시장 후보임을 입증했다. 정 의원과 김 전 총리가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 이미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최고위원과 3자 대결로 경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3자 간 경선은 4월 임시국회 이전인 다음달 말께가 유력하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본선(지방선거)에 대비하기 위해 당 후보 선정을 위한 경선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