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김한길 대표(앞줄 왼쪽 두 번째)와 의원들이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국가기관 대선 개입 특검 관철과 간첩 조작사건 규탄 및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전병헌 원내대표(맨 왼쪽)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앞줄 왼쪽 두 번째)와 의원들이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국가기관 대선 개입 특검 관철과 간첩 조작사건 규탄 및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전병헌 원내대표(맨 왼쪽)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지도부가 ‘민생국회’로 만들자던 2월 임시국회가 또다시 ‘빈손 국회’로 전락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기초연금 법제화 등 핵심 현안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논의가 한발짝도 나가지 못한 탓이다.

여기에다 최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무죄 및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유죄 판결,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 등을 놓고 여야는 정쟁을 키웠다. 이에 민주당은 올 들어 처음으로 정부와 새누리당을 규탄하는 장외집회까지 여는 등 향후 정국에 험로가 예상된다.

19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개회 이후 현재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법안은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 등 단 두 건이다. 심지어 지난 17일 열릴 예정이던 본회의는 처리할 안건이 없다는 이유로 취소되기도 했다. 이제 남은 본회의 일정은 20일과 27일 단 두 차례뿐이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 전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20일 오후 2시 본회의에서 인사안 등 주요 안건에 대한 표결 처리가 있을 예정이니 의원들께서는 해외 출장을 자제하고 전원 출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본회의를 주재할 강창희 국회의장은 지난 8일부터 22일까지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준공식 참석 및 호주·뉴질랜드 방문 등의 일정으로 국회를 비운 상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 4명도 18일 달랑 법안 세 건만 처리한 뒤 19일 소치 동계올림픽 참관을 위해 출국했다.

이들을 포함해 의원 60여명이 외국 출장길에 오르면서 국회 본회의 일정에 비상이 걸렸다.

기획재정위원회는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의 ‘트위터 막말’ 논란이 불거지면서 안 사장 사퇴 전까지 회의를 열수 없다는 야당 측의 ‘보이콧’으로 그대로 멈춰섰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국가기관 대선 개입 특검 관철과 간첩 조작사건 규탄대회 및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당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개최한 것은 지난해 11월21일 서울광장 긴급 의원총회 이후 3개월 만이다. 김한길 대표는 “정상 국가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 저질러진 것”이라며 “국정원과 검찰의 국기 문란에 대한 대통령의 침묵이야말로 비정상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호기/추가영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