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車보험료 4월부터 3% 오를 듯…'눈덩이' 적자에도 4년째 동결…한계 봉착
자동차보험료 인상 움직임에 대해 정부는 예전과 달리 유화적인 입장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온라인 보험사에 한해 타당성을 검토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연쇄적인 인상 움직임이 나타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전반적인 인상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지만 조만간 중소형사 보험사들이 가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보험 적자 1조원 육박”

자동차보험료 결정은 자율화돼 있다. 보험사가 인상을 결정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금융당국의 통제를 받는다. 보험사로선 당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 없어 눈치를 보기 마련이다.

금융당국은 보험료가 물가지수에 반영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동결을 원한다.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료는 2010년 2.6% 오른 뒤 4년 동안 묶였다. 2012년 4월에는 평균 2.5% 인하되기도 했다.

그 결과 자동차보험업계는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냈다. 자동차보험업계의 작년 영업손실은 9542억원에 달한다는 게 보험사들의 주장이다. 손해율과 사업비를 합한 ‘합산비율’을 통해 단순계산한 수치다.

적자 폭이 갈수록 늘어나는 점이 위기감을 더한다. 작년 1분기 1435억원이던 영업적자 규모는 2분기 1682억원, 3분기 2460억원으로 커졌고, 4분기엔 3965억원으로 늘어났다.

업계의 이 같은 주장에는 사실 엄살이 있다. 자동차보험료를 운용해 얻은 투자영업수익을 제외한 계산이기 때문이다. 요즘 통상적인 투자영업수익률은 연3.5~4%다. 활용기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난 한 해 걷은 자동차보험료가 12조8700억원인 만큼 4000억~5000억원의 추가 수익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결국 자동차보험업계의 손실은 5000억원 안팎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보험료 연쇄 인상 여부에 ‘촉각’

‘1조원 적자’는 부풀려진 것이지만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자동차보험만 판매하는 온라인 전업사들의 사례를 보면 잘 드러난다.

하이카다이렉트의 경우 2006년 설립 후 8년 동안 1040억원의 누적적자를 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손해율은 계속 오르는 반면 보험료는 동결돼 작년에도 170억원 안팎의 적자를 냈다”고 말했다. 이득로 손해보험협회 상무는 “외국과 비교해 봐도 한국의 자동차보험료는 너무 낮다”고 주장했다. 우리 보험료를 100으로 볼 때 일본은 215, 중국 214, 미국은 180~596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오프라인을 포함한 전반적인 보험료 인상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공적보험의 성격이 있다”며 “적잖은 이익을 내고 있는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이 적자라고 해서 올려달라는 건 과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이 다른 보험 가입자들에게 보험금을 보태주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비정상적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할 때라는 의견이 많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보험료를 통제 대상으로 보지 말고 시장경쟁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이원화 등을 통해 틀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