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아시아 지역에서 자체 브랜드 매장을 운영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것을 계기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도 같은 전략을 구사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삼성전자는 서울에만 100개 이상의 자체 브랜드 매장이 있으며 중화권에서도 자체 브랜드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삼성의 자체 유통망 확대 움직임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저가형 스마트폰이 속속 등장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순익이 크게 둔화한 것도 이 같은 경쟁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또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8500만~8700만대가량의 스마트폰을 팔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3분의 1 정도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이 여전히 애플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해 4분기 미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42%인 데 비해 삼성은 26%에 그쳤다. 캐나다에서 애플이 44%, 삼성은 27%였다. 유럽에서는 삼성(39%)이 애플(19%)을 앞섰다.
자체 브랜드 매장으로 승부하는 건 경쟁사인 애플의 대표적 전략이다. 애플은 그동안 직접 설계하고 운영하는 세계 420개의 ‘애플스토어’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명성을 쌓아왔다.
애플스토어의 1분기(10~12월) 매출은 70억달러로 매장당 평균 167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매장당 주간 방문객만 평균 2만1000명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위탁판매를 주로 하던 삼성전자가 애플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며 “애플스토어 디자인을 맡았던 팀 거젤을 지난해 말 부사장 및 소매판매 부문 총괄매니저로 영입한 게 이를 뒷받침한다”고 전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