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최대' 시멘트업계, 가격인상 앞두고 표정관리
시멘트업계가 ‘표정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건설경기 불황 속에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레미콘업계와의 가격인상 협상을 앞두고 있어 대놓고 좋아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생산량 기준)인 쌍용양회는 지난해 시멘트 및 석유 판매를 통해 약 1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자회사 매출도 동반 상승하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사상 처음 2조원을 돌파했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지난해 레미콘이 3000억원, 정보통신 1700억원, 해운 1300억원, 자원개발 1000억원, 머티리얼은 9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자회사들의 실적 향상이 전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3분기까지 총 매출 9149억원(시멘트 부문은 3034억원), 영업이익 1017억원을 기록해 연간 기준으로 무난히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는 1조1600억원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동양시멘트와 성신양회도 전년보다 각각 510억원, 58억원가량 매출이 오르는 등 상위 4개사 매출도 평균 약 1~2% 상승했다.

업계 전문가는 “2012년 3월 시멘트 가격 인상(9%)과 원가의 35%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 인하, 원화 강세 등이 모두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업계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올 들어 성신양회 주가가 39.49% 오른 것을 비롯해 현대시멘트(37.84%), 쌍용양회(32.26%) 등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멘트를 원료로 사용하는 레미콘업계는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시멘트 유관업계인 레미콘과 건설업계가 모두 죽을 쑤는 상황에서 시멘트업체들만 홀로 잘나가는데 다시 가격을 올리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