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성 국회의원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귀화 배경으로 체육계의 부조리를 지적한 정치권에 쓴소리를 했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러시아 소치를 방문 중인 문대성은 19일(현지시간) 언론사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안현수 문제를 언급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여야 정치권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체육계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고, 관련 기사가 쏟아지면서 선수들의 사기가 급격히 저하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여기에 더해 감사원은 빙상연맹의 자료를 수집하고 있고, 상급기관인 문체부에서 올림픽 이후에 감사까지 한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선수단의 분위기가 꽁꽁 얼어버렸다"며 "선수들과 함께 있으면서 가슴이 아팠다"고 전했다.

선수촌 식당에서 쇼트트랙 선수들을 만나 격려했다는 문 IOC 위원은 "감독, 코치와 선수가 하나가 되어 올림픽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 이 시점에 왜 지금 사기를 저하시키는 발언들이 필요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빙상 연맹과 체육회 전반의 문제에 대해서는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 조치를 취해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정치인이 아닌 스포츠인으로서 외친다고 밝힌 그는 "체육계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무엇인지, 스포츠인을 탓하기 전에 정부와 정치권은 무엇을 했는지 반성적 자각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문 위원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됐으며 2012년에는 제19대 국회의원으로 뽑혔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